[칼럼]등·가슴 여드름 원인은 운동?... 이유는 따로 있다!

참진한의원 이진혁 원장

▲ 참진한의원 이진혁 원장

‘근테크다’, ‘갓생이다’해서 운동을 꾸준히 하려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진 요즘. 내원 환자 중에도 운동 후에 등, 가슴에 여드름이 심해졌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정말 운동은 열심히 해서 몸 여드름이 심해진 걸까?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운동 자체가 여드름을 유발한다고 보긴 어렵다. 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몇 가지 부수적인 요인들이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는 있다.

예를 들어, 땀에는 수분과 염분, 기름과 세균이 전부 뒤섞여있기 때문에 운동 후 씻어내지 않고 방치하면 모공을 막아 염증이 유발할 수 있다. 통기성이 떨어지는 타이트한 합성 섬유 운동복도 땀과 기름을 피부에 오래 남게 하기에 좋지 않다. 또한, 단백질 보충제는 근육 성장과 회복에 도움을 주긴 하지만, 그 안에 든 유청 단백질이나 아미노산이 인슐린 수치를 높이며 피지 분비를 증가시켜 여드름을 촉진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운동 후에 등과 가슴에 여드름이 심해졌다고 내원하신 분들은 다른 것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바로 샤워 습관이다. 아래의 항목을 통해 자신의 습관을 점검해 볼 수 있다.

∨ 뜨거운 물로 지지듯이 샤워한다.
∨ 운동으로 데워진 몸의 열은 찬물 샤워로 내린다.
∨ 샤워할 때는 오랜 시간 공들여서 꼼꼼히 씻는 편이다.
∨ 땀이 날 때마다 샤워한다. (여름에는 하루에 서너 번 많게는 대여섯 번도 씻는다.)
∨ 뽀득뽀득하게 씻긴 느낌이 드는 바디워시를 선호한다.
∨ 샤워볼이나 샤워타월을 사용한다.
∨ 목욕용품 교체 주기를 딱히 정해두지 않는다.
∨ 몸이 약간 붉어지더라도 박박 문질러 닦아야 깨끗하게 씻은 것 같다.
∨ 몸을 먼저 씻고 난 다음 머리를 감는다.
∨ 몸이 미끌거리거나 끈적한 게 싫어서 바디로션은 따로 챙겨 바르지 않는다.


많이 해당될수록 등가슴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샤워습관을 갖고 있는 것이다. 등가슴 여드름은 잘못된 샤워 습관만 고쳐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어떻게 씻어야 할까?

체크해야 할 첫 번째는 물 온도이다. 얼굴과 몸은 모두 미온수로 씻어야 한다. 뜨거운 물은 피부의 자연 유분을 제거하고, 피부의 수분을 증발시켜 피부 장벽을 약화시킬 수 있고, 찬물은 피부에 자극을 주어 수분 흡수를 방해하여 건조함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체크해야 할 것은 샤워 횟수와 시간이다. 하루 기준 적합한 샤워 횟수는 저녁 샤워 1번 혹은 아침, 저녁 샤워 2번이다. 피부가 얇고 건조하거나, 샤워하고 나왔을 때 각질이 많이 일어나는 피부라면 하루에 한 번 저녁에만, 피부가 두껍고 기름지며 피지가 많은 피부라면 하루에 두 번 아침저녁으로 해주는 것이 좋다. 이 외의 시간에 운동을 하게 된다면 가볍게 물로만 땀을 씻어내면 충분하다. 샤워시간은 가능하면 10분 내외, 아무리 길어도 15분이 넘지 않게 해야 한다. 피부가 장시간 물에 노출되면 장벽이 손상되어 트러블이 쉽게 생기는 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등가슴 여드름이 있다면 선 자세로 머리를 감고 헹구는 것도 피해야 한다. 다양한 화학 성분이 포함된 샴푸는 피부에 덜 닿는 것이 이롭다. 샤워 순서는 허리를 숙여 머리를 감고, 몸을 씻은 후에, 얼굴 세안을 하면 된다. 얼굴 세안이 가장 마지막인 이유는 얼굴에 묻은 다른 세정제를 말끔히 닦아낸 후에 지체 없이 보습을 하기 위함이다. 이때 몸 보습도 같이 챙겨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등가슴 여드름 고민이 깊다면 적절한 치료를 받는 후에 관리를 하는 것도 좋다. 등가슴 여드름은 한 번 치료해 놓으면 재발 주기가 굉장히 길어 오랜 시간 말끔한 상태로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치료 가성비가 좋다고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