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월 9일은 대한이비인후과학회가 제정한 ‘귀의 날’이다. 귀의 날을 맞아 잠실아산이비인후과 임현우 원장과 함께 성인에서 발생하는 중이염과 중이 환기관 삽입술에 대해 알아본다.
Q. 중이염이란?
A. 고막을 기준으로 고막의 바깥쪽을 외이도, 고막의 안쪽은 중이 공간이라고 한다. 고막이 소리에 의해 진동하기 위해서 고막 안쪽에도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중이염이다.
Q. 중이염 발생원인은?
A. 중이염이 생기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얘기할 수 있는데, 이관기능 장애와 세균 감염이다. 이 두 가지 요소 중 하나 또는 모두 문제가 생겼을 때 중이염이 발생하게 되는데, 대개 이관기능의 문제가 중요한 원인이 된다.
Q. 이관기능이란?
A. 이관은 코와 귀를 연결하는 공기 통로이다. 코 뒤쪽 끝에서 양쪽 귀 방향으로 공기가 들어가는 구멍이 있는데, 이곳에서 공기 통로가 시작돼 머리의 여러 구조물을 지나 고막 안쪽 공간인 중이 공간으로 연결된다. 이 터널과 같은 통로를 통해 공기가 코에서 고막 안쪽으로 공급되는데, 성인에서는 길이가 3~4cm 정도이고, 내부 폭은 수 mm 정도로 짧은 빨대와 비슷한 통로이다.
이관이 따로 필요한 이유는 귓구멍 쪽에서는 외이도가 고막으로 막혀 있어서 바깥쪽에서는 공기가 고막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관은 열렸다 닫혔다 하는데,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침을 삼킬 때나 입을 벌릴 때 잠깐 열려서 코와 귀 사이의 공기가 서로 통하게 해준다.
이관기능은 이런 이관을 통해 고막 안쪽 중이 공간에 공기가 잘 공급돼 항상 공기의 양과 압력이 일정하게 되도록 유지해 주는 기능을 말한다. 이런 이관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고막 안쪽에 공기가 잘 공급되지 못하게 돼 공기의 양이 줄어들고 중이 공간의 압력이 감소하게 된다.
Q. 이관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중이염이 발생하나?
A. 이관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고막 안쪽으로 공기가 잘 들어오지 못하게 되면서 중이 공간에 공기와 압력이 부족해진다. 중이 안의 압력이 감소하면 주변 물질을 잡아당기고 빨아들이는 음압 상태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러한 빨아들이는 압력에 의해 고막도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고 중이 점막에도 압력에 의한 손상이 발생한다.
점막 표면의 손상으로 인해서 점막에 염증이 발생하고 부어오르게 된다. 또한, 음압으로 인해 부어오른 점막으로부터 물이 나오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중이염이 생긴 귀는 고막이 안쪽으로 빨려들어가 있고 고막 안에는 물이 차 있는 상태가 된다.
Q. 중이염이 생기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A. 고막이 당겨 들어가고 안쪽에는 물이 들어있기 때문에 고막이 정상적으로 진동할 수 없게 돼 귀가 멍하고 잘 안 들리는 느낌이 생긴다. 귀 안에 고여있는 물이 움직이면서 귀 안에서 뭔가 움직이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보스락하는 소리를 느끼기도 한다.
염증이 생긴 점막에 세균 감염이 함께 생기면 더 심한 염증이 발생한다. 고막에도 심한 염증이 생기면 고막이 터지거나 고름이 밖으로 흘러나오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먹먹함 뿐만 아니라 심한 통증과 열감을 함께 느끼게 된다.
Q. 이관기능 장애의 원인은?
A. 성인에서 이관기능의 장애가 생기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얘기할 수 있다.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관기능 장애의 원인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첫 번째는 이관이 일시적으로 막히는 것이다. 가장 흔한 경우는 코감기나 비염 등 코안 점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이관이 막히는 것이다. 코 뒤쪽에서 이관이 시작되는데, 이관 입구가 분비물에 덮여 막힐 수도 있고, 이관 내부 점막이 부어서 이관이 열려야 할 때 열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일시적인 경우가 많고 비염이나 코감기에 대한 치료를 적절하게 해주면 대개는 코와 이관의 점막 상태가 나아지면서 이관의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중이염이 생기더라도 심한 경우가 많지 않고 약물 치료만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이관이 지속적으로 막혀 있는 경우다. 코 뒤쪽에 종양이 생기면 이관이 시작되는 입구를 막아서 귀 쪽으로 공기가 들어갈 수 없게 된다. 비인두암이나 악성림프종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런 악성 종양이 있을 때 다른 증상 없이 이관폐쇄에 의한 중이염이 첫 번째 증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성인에서 예전에 없던 중이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반드시 코 뒤쪽 공간을 확인해줘야 한다. 중이염 치료만 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이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소아에서 이관 입구를 막는 원인 중 하나인 아데노이드 비대가 성인에서도 지속되는 환자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아데노이드와 편도 수술로 반복되는 중이염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 이관이 막히는 또 다른 경우는 머리나 목에 발생하는 암에 대해 방사선 치료를 한 경우다. 방사선 치료로 인해 이관 내부에 유착이 생기면서 이관기능을 하지 못하게 돼 중이염이 지속된다. 이런 경우는 영구적으로 이관이 막혀 있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는 이관의 개방 기능이 떨어진 경우다. 코와 귀 사이에 공기를 통하게 해주는 이관은 열렸다 닫혔다 하고, 이관이 열렸을 때 공기가 통하게 된다. 이관이 열리는 것은 이관 주변 근육의 기능으로 열리는 것인데, 이 기능이 떨어지면 이관이 잘 열리지 못한다. 이관의 개방 기능도 소화 가능, 운동 능력, 감각 기능과 같이 몸의 여러 기능 중 하나이고, 개인 간의 차이가 있으며 노화에 따라 그 기능이 쇠퇴한다.
개인의 특성으로 이관 개방 기능이 유난히 떨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어릴 때부터 중이염이 자주 발생하고 약물치료를 반복해도 잘 호전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원해 이관기능이 좋지 않을 시, 중이염이 반복되다가 고막에 변형이나 구멍이 생기고 수시로 귀에서 고름이 나오는 만성 중이염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반면 원래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이관 개방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예전에는 귀 안의 압력 조절에 문제가 없고 중이염도 없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감기만 걸리면 중이염이 생긴다든지, 감기나 비염이 없는 시기에도 고막 안쪽에 물이 고여서 지속되는 경우다. 노화에 따라 이관기능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문제인데, 나이가 들면서 청각 기능 자체가 나빠진 것으로 잘 못 생각하기도 한다.
Q. 중이 환기관 삽입술이란?
A. 어떤 이유로든 이관이 막혀 있거나 잘 열리지 않게 되면 공기가 귀로 공급될 수 없기 때문에 중이염이 발생한다. 이런 문제가 일시적인 것이고 약물치료로 해결 가능한 것이라면 좋은데,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종양이나 방사선 치료로 인해 이관이 아예 막혀 있는 경우이거나, 노화로 인해 이관 개방 기능이 저하돼 있어서, 시간이 지나도 기능이 더 나아지긴 쉽지 않은 경우들이다.
이럴 때는 제 기능을 못하는 이관을 대신해 고막 안쪽에 공기를 공급해줄 수 있는 중이 환기관 삽입술을 시행한다. 고막에 1mm 정도의 작은 공기 통로를 만들어서 귓구멍 쪽에서 고막을 통해 안쪽으로 공기가 통하게 하는 것이다, 고막 튜브라고도 불리는 중이 환기관 삽입술을 받으면 고막에 공기 통로가 생겨 중이염이 없는 상태가 유지된다.
통상 6개월~1년 정도 후에 환기관은 저절로 고막에서 떨어져 나오게 되고 고막은 다시 막히게 된다. 이관기능을 대신해주던 환기관이 빠지면 다시 본인의 이관기능으로 지내야 하는데, 이때 이관기능이 괜찮으면 중이염이 생기지 않지만, 여전히 좋지 않다면 다시 중이염이 생겨서 고막에 환기관을 다시 만들어야 하기도 한다.
Q. 마지막 한마디
A. 성인에서 생기는 중이염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 환자의 이관기능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를 파악하고 향후 상태를 예측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중이염의 원인과 이관기능 상태에 대한 판단을 통해 최적의 치료법을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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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