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복부통증·소화불량, 원인은 '뱃속의 돌'?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소화불량은 많은 이들이 흔히 겪는 증상으로, 대부분 소화제를 복용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하지만 소화불량 증상이 잦다면, 원인이 되는 질환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담석증은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담낭에 결석이 생긴 것이다. 쓸개라고도 불리는 담낭은 간 아래쪽에 붙어 있는 주머니 모양의 기관으로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저장하고 농축시키는 기능을 한다. 이를 통해 지방의 원활한 소화를 돕는다.

담즙의 구성성분이 담낭이나 담관(쓸개관) 내에 응결, 침착돼 형성된 결정성 구조물이 '담석'이다. 담석은 성분에 따라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형 담석으로 구분된다. 담즙의 주성분은 콜레스테롤, 지방산, 답즙산염, 빌리루빈 등이다. 담즙 내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고 담즙산이 충분하지 않을 때 콜레스테롤 담석이 형성된다. 콜레스테롤 담석은 여성이나 비만인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여성호르몬은 담즙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비만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켜 실제 비만한 사람들은 담석 발생률이 2~3배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색소성 담석은 담즙 성분 중 빌리루빈이 늘어나 응고된 것으로 갈색 담석과 흑색 담석으로 나뉜다. 갈색 담석은 세균, 기생충 감염에 의해 발생하며, 흑색 담석은 간경변증, 용혈성 황달, 크론병 등으로 인해 회장을 절제한 환자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과거에는 색소성 담석 환자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이 일상화되면서 콜레스테롤 담석 환자 비율이 늘었다. 담석증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전체 담석증 환자의 80%는 콜레스테롤 담석에 해당한다.

담석증 환자의 약 60~80%는 무증상이다. 증상이 없는 담석증 환자에게는 수술을 권하지 않지만 주기적인 검사는 필요하다. 담석의 크기가 3cm 이상이거나, 담낭벽이 두꺼워진 경우, 담낭 용종이 있는 경우에는 담낭절제술이 진행된다.

증상이 있는 담석증 환자는 대부분 오른쪽 상복부 또는 명치 부위의 통증과 소화불량을 호소한다. 담낭 내 담즙은 담낭관을 지나 담도로 분비되는데, 담석이 담낭관을 막으면 담즙이 배출되지 않아 담낭 내 압력이 증가하고, 담낭이 팽창되면서 상복부 통증을 일으킨다. 증상은 주로 기름진 음식을 섭취한 후, 과식한 후에 발생하며 소화불량, 황달, 구토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러한 통증이 5시간 이상 지속된다면 급성 담낭염을 의심해야 한다. 급성 담낭염의 90% 이상은 담석에 의한 것으로, 담석이 담낭관을 막아 담낭이 팽창되고 이차적인 세균 감염이 발생한 상태다. 급성 담낭염이 반복되거나 담석이 담낭벽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면 만성 담낭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 담낭염은 급성 담낭염과 달리 특별한 증상이 없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담낭염 치료에는 금식 유지와 항생제 투여, 수액 보충이 우선적으로 이뤄지지만, 근본적인 치료법은 담낭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다. 통증이 지속되는 담낭염은 담낭암으로 악화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담낭염의 주원인이 담석인 만큼, 담석증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우선이다. 담석 예방을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다. 고콜레스테롤, 고지방 음식 섭취를 줄이고 불포화지방, 식이섬유, 비타민C,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주는 것이 좋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폭식·폭음은 삼가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적정 체중 유지는 물론 담즙의 원활한 배출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과도한 다이어트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금식을 오래 하거나 체중이 갑자기 줄면 담석이 발생하기 쉽다. 몸 속의 돌이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미리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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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