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월 21일은 ‘치매극복의 날’이다. 이날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ADI)가 가족과 사회에 치매환자 돌봄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만든 기념일이다.
보통 ‘치매’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기억력 저하다. 실제 치매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저하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저하뿐 아니라 다른 인지력 저하까지 동반되면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질환으로 평소 혼자서도 잘하던 전화 걸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씻기 등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국내 치매 환자는 올해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는 지난 5월 발표한 ‘대한민국 치매현황 2022’에서 올해 국내 65세 이상 인구 중 추정치매환자가 1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후 2030년 142만 명, 2040년 226만 명에 이어 2050년 315만 명으로 정점을 찍는다.
치매 환자는 뇌에 특정한 독성 단백질(아밀로이드)이 쌓이거나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겨 뇌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기억력 저하 등 인지기능장애가 나타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상행동이나 시공간 장애, 망상, 환시 같은 환각, 공격적인 행동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80대 중반 이상의 절반 정도는 치매 진단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치매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치매의 진단은 MRI(자기공명영상) 등 영상이 아닌, 신경인지검사를 통해 인지 저하를 객관화해 진행되는데 조직검사 상 신경섬유반 또는 아밀로이드 반응이 발견돼야 확진된다. 현재까지는 임상적 추정진단만이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영상 검사의 발전으로 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를 통해 베타아밀로이드의 뇌 내 침착을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알츠하이머병의 진단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혈관성 치매는 뇌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에 뇌졸중 발생 시 갑자기 발생하는 전략적 혈관성 치매와 다발성 뇌허혈성병변 등으로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는 혈관성 치매로 나뉜다.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에 대한 위험인자 등 관리와 초기 적절한 치료를 통해 완치는 어렵지만 더 이상의 악화는 막을 수 있다.
신경퇴행성질환 중 두 번째로 많은 파킨슨병과 동반되는 치매는 파킨슨병 환자의 약 40%에서 발생한다. 파킨슨병에 동반된 치매는 기억력 저하뿐 아니라 초기 증상으로 성격 변화, 환시, 환각 등 이상행동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양상의 루이소체 치매도 있다. 루이소체 치매는 서양에서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많은 치매로 파킨슨 증상이 발현되기 이전 또는 1년 이내에 인지력 저하가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 특히 환시, 파킨슨 증상과 함께 증상이 좋아졌다가 나빠졌다가 하는 심한 변동 증상이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된 양상을 보이게 된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면과 식생활을 포함한 규칙적인 생활과 함께 혼자 지내는 시간을 줄이고 외부와 어울릴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이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인자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노력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치매 예방을 위한 10계명※
1. 손과 입을 바쁘게 움직이자.
2. 머리를 쓰자.
3. 담배는 당신의 뇌도 태운다.
4. 과도한 음주는 당신의 뇌를 삼킨다.
5. 건강한 식습관이 건강한 뇌를 만든다.
6. 몸을 움직여야 뇌도 건강하다.
7. 사람을 만나고 어울리자.
8. 치매가 의심되면 보건소나 가까운 병원에 가자.
9. 치매에 걸리면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자.
10. 치매 치료 관리는 꾸준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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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