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감기인 줄 알았는데... 원인은 '진드기'?

가을철 주의해야 할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여름 더위가 막바지에 이르고, 9월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캠핑족, 등산족들이 기지개를 켜는 가운데 가을철 진드기 매개 감염병에 대한 경고등이 울렸다.


최근 질병관리청은 쯔쯔가무시증을 일으키는 털진드기의 발생 밀도 감시사업을 전국 20개 지역에서 동시 시작한다고 밝혔다. 쯔쯔가무시증은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하는 감염병이다. 감염 시 발열과 두통, 근육통, 피부발진이 나타나며 진드기가 달라붙은 부위에 검은 딱지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오심, 구토, 설사, 기침, 흉통, 림프절 종대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심한 경우 뇌수막염, 난청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쯔쯔가무시증은 '가을 감염병'으로 불릴 만큼 매해 9~11월 발병 환자가 증가한다. 풀숲, 농경지 텃밭 등에서 감염될 확률이 높다. 잠복기는 1~3주 가량이며, 잠복기 이후 증상이 발현된다. 증상이 감기와 유사해 오인할 수 있지만, 검은 딱지가 생겼다면 쯔쯔가무시증일 가능성이 높다. 감염 초기라면 항생제 치료로 수일 내에 회복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증상이 심해져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가을철에는 쯔쯔가무시증 외에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이하 SFTS)도 주의해야 한다. SFTS는 바이러스를 보유한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감염병이다. 감염 후 2주 이내로 38도 이상의 고열, 두통, 근육통, 오심, 구토,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백혈구·혈소판 수치가 줄어든다. 심한 경우 의식장애, 경련, 혼수 등 신경계 증상이 나타나고 중증으로 진행돼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살인 진드기병'으로 불리는 SFTS는 치사율이 12~30%에 이를 만큼 위험하다. 4월~11월 감염 확률이 높고, 감염된 동물과 사람 간 직접 접촉에 의한 전파 사례도 존재한다.

SFTS 환자는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야외활동 후 원인 미상의 고열, 전신통증이 발생했을 때는 의료기관에 방문해 진단을 받아야 한다. 다만 SFTS는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 치료가 시행된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제2의 에이즈'라 불리는 라임병도 진드기 매개 감염병 중 하나다. 라임병은 가수 저스틴 비버 등 해외 유명 연예인들이 투병 사실을 고백하며 널리 알려진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드물지만 발병 사례가 있다.


라임병은 진드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보렐리아균이 신체에 침범해 여러 기관에 병을 일으키는 감염병이다. 감염 시 3~32일 가량의 잠복기를 거친 후 3단계로 증상이 진행된다.

급성 국소성 단계에서는 발열, 두통, 피로감과 함께 과녁 모양의 이동홍반이 나타난다. 이동홍반은 환자의 70~80%에서 관찰된다. 진드기에 물린 후 약 3~10주가 지난 시점에는 보렐리아균이 혈액을 타고 여러 곳으로 퍼진다. 이 때는 급성 파종성 단계로 이동홍반의 수도 늘어난다. 균이 골격계, 근육 등으로 퍼지면 근육통·관절염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신경계를 침범하면 뇌수막염·뇌염을, 심장으로 퍼지면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다. 수개월이 지난 후 만성 감염 단계에서는 근골격계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무릎관절 등 큰 관절에 염증이 생기고, 기억 장애·수면장애·기분장애 등 신경학적 증상, 피부 증상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라임병은 초기에 치료하면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중증으로 진행되고 근육통, 관절염 등이 악화될 수 있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진드기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캠핑, 등산, 골프, 농작업 등 야외활동 시에는 긴팔, 긴바지를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진드기가 옷에 붙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밝은 색 옷을 입어주는 것이 좋다. 진드기가 많은 풀밭에는 앉지 않고, 외출 시 입었던 옷은 바로 세탁한다. 야외활동을 할 때 진드기 기피제를 뿌리면 진드기 물림을 예방할 수 있다. 만약 몸에 붙은 진드기를 발견했다면 핀셋 등 도구를 사용해 천천히 제거하고, 해당 부위를 소독한 뒤 의료기관에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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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