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눈 실핏줄, 무심코 넘겼다간 '실명'까지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오랜 기간 렌즈를 착용해 온 직장인 이씨(34)는 사라지지 않는 실핏줄 때문에 안과를 찾았다. 단순히 피로해서 생긴 일시적 증상이라 생각했지만, 안과에서는 이씨에게 '각막 신생혈관'의 위험성을 이야기하며 렌즈 착용을 자제할 것을 권했다.

'각막 신생혈관'은 각막에 비정상적인 혈관이 생기는 안질환이다. 대수롭지 않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렌즈 부작용 중 가장 위험하며 렌즈 착용자 10명 중 4명에게 나타날 만큼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정상적인 각막에는 혈관이 없다. 혈관을 통해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는 다른 조직과 달리, 각막은 눈물의 순환, 공기와의 접촉을 통해 산소를 공급받는다. 하지만 렌즈가 각막을 덮고 있으면 산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게 되고, 각막은 부족한 산소를 얻기 위해 비정상적인 혈관을 만들어낸다. 이를 '각막 신생혈관'이라 한다.


각막의 끝부분에서 만들어진 신생혈관은 흰자와 홍채의 경계를 지나 동공 쪽으로 자라난다. 초기에는 불편함이 없지만, 혈관이 각막 중앙 부분까지 퍼지게 되면 염증이나 시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심한 경우 실명에 이르게 된다. 정상 혈관에 비해 약한 각막 신생혈관은 출혈이 잦고 진물이 나오기 쉽다. 출혈과 진물로 인해 각막이 혼탁해지면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고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는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각막 신생혈관은 치료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눈 실핏줄 증상에는 스테로이드성 약물이 사용된다.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해주지만 완치가 아니기에 또 다시 렌즈를 착용할 경우 증상이 재발할 수 있다.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렌즈 착용을 멈추는 것이다. 만약 시력 문제로 렌즈 착용이 불가피하다면 시력교정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각막 신생혈관이 심하게 진행된 상태에서는 출혈 위험이 있어 수술이 불가하다.


각막 신생혈관은 생기기 전에 예방해야 한다.


각막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렌즈 착용을 자제해야 하지만, 렌즈를 포기할 수 없다면 올바른 방법으로 착용해야 한다. 소프트렌즈는 하루 8시간 이내, 서클·컬러렌즈와 같은 미용렌즈는 하루 4시간 이내로 착용하고, 수면 시에는 반드시 렌즈를 제거한다. 특히 미용렌즈는 소프트렌즈에 비해 산소투과율이 낮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렌즈의 위생 관리도 중요하다. 원데이렌즈는 일회성으로 사용하고, 2주용·한달용 렌즈는 깨끗이 소독한 렌즈통에 렌즈보존액을 넣어 보관한다. 렌즈보존액은 매일 새로 갈아주고, 렌즈 케이스는 한 달에 한 번 주기적으로 교체해준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신생혈관이 생겼거나 충혈, 피로감 등 눈이 불편한 상태라면 렌즈 착용을 중단해야 한다. 렌즈를 자주 착용한다면 눈에 큰 이상이 없더라도 일년에 1~2번은 안과를 찾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각막 신생혈관이 눈 건강을 위협하지 않도록 미리 관리하고 예방하자.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