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는 우리 몸의 기둥 역할을 하는데, 나이가 들거나 잘못된 자세로 여러 질환에 노출되기도 쉽다. 특히 척추전방전위증은 일부 척추가 정상적인 정렬을 이루지 못하고 앞으로 빠지는 질환으로, 걸음걸이 변형과 다리저림까지 동반한다.
척추전방전위증은 남성보다 여성 환자의 비중이 큰데, 특히 폐경기에 급증하는 양상을 보인다. 발생 연령층은 60~69세가 주를 이룬다.
척추전방전위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노인성 변화와 척추분리증이다. 나이가 들며 퇴행성 변화가 생기고, 척추가 불안정해져 척추전방전위증이 생길 수 있다. 척추분리증은 척추뼈 내의 연결부위에 금이 간 부위(결손)가 발생한 것을 의미한다. 금이 간 부위에서 뼈가 어긋나며 위쪽 척추가 아래 척추에 비해 앞으로 빠지면 척추전방전위증 상태가 된다.
증상은 척추관 협착증과 유사하며 하지방사통이 심해지고 오래 걷지 못하는 상태를 보인다. 특히 척추뼈가 앞으로 빠지며 척추뼈 내를 관통하는 신경 다발이 눌리고,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고 저려서 잘 걷지 못한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뼈가 빠진 정도에 따라 증상을 나누며, 가장 심한 경우에는 척추뼈 전체가 앞으로 빠지기도 한다.
또한 허리 주위 및 다리 뒤쪽의 근육이 뻣뻣해져서 허리를 구부리기 힘들어진다. 증상이 심해지면 허리가 짧아지고 앞으로 구부러져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워지며, 외관상으로도 보기 좋지 않다. 흔히 아래쪽의 척추뼈가 밀려나기 때문에 엉덩이가 뒤로 빠지게 되고 보폭도 줄어든다.
척추전방전위증은 보통 요통이나 하지 방사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엑스레이 촬영으로 진단을 내린다. 엑스레이 검사상 척추뼈가 어긋난 상태는 잘 나타나기 때문에 이 질환을 진단하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면 신경이 얼마나 눌렸는지,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하는지 등을 결정하기 위해 MRI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세란병원 김지연 척추내시경센터장은 “50~60대 갱년기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척추전방전위증은 퇴행성 노화는 물론 교통사고, 낙상사고와 같은 외부 충격도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심한 허리통증과 다리저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뒤뚱거리는 등 걸음걸이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척추전방전위증은 대부분 보존적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증상이 아주 심하지 않으면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으로 좋은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근육강화 운동 및 스트레칭을 꾸준히 시행하면 허리를 강하게 만들어 통증을 완화하고 질병의 진행을 방지할 수 있다.
다만 일상 생활을 하기 힘든 정도의 통증이 있거나 신경이 눌리는 등 신경증상이 진행되면 수술을 시행한다. 청소년기 환자 중 척추분리증이 원인일 경우이거나 척추가 50% 이상 빠져있으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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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