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가는데 ‘홍역’ 백신 접종을?... “코로나 10배 넘는 전파력”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세계보건기구 WHO가 코로나19 비상사태를 3년 4개월 만에 해제한 가운데, 올해 해외여행객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올해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보내기도 해, 홍역에 대한 주의가 더욱 요구되는 상황이다.

홍역은 특히 국내 여행객이 많이 찾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지역에서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우리 국민의 해외 여행지 중 71%가 아시아지역인 점을 감안했을 때, 홍역 감염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홍역은 홍역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열성 발진성 질환이다. 홍역에 걸리면 발열과 발진,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자연적으로 회복하는 임상 경과를 밟지만, 드물게 호흡기 및 중추신경계에 심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무엇보다 홍역은 공기를 통해 전파가 가능하며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 기초 감염 재생산수는 감염성이 있는 환자 1명이 감염 전파 가능기간에 전염시키는 평균 사람 수를 뜻하는데, 지금까지 알려진 바이러스 중 홍역바이러스가 가장 높다. 홍역의 기초 감염 재생산 수는 12~18로, 수두 바이러스가 5~7이고,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의 경우 변이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1 내외로 홍역의 전파 위험이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감염내과 정은주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여행 시 찾는 많은 국가에서 홍역이 유행하고 있어서 홍역에 대한 면역 추정 증거가 없는 경우, 출국 전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홍역 예방접종에 대한 인식은 낮은 편”이라며 “홍역은 백신을 2회 접종할 경우 97%는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 전 홍역에 대한 면역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1967년 이후 출생 성인 중 홍역에 대한 면역이 없고 건강한 일반 성인은 적어도 1회 홍역 백신을 접종해야 하며, 해외여행과 같이 홍역 노출 고위험군인 경우 홍역 면역 추정 증거가 없다면 최소 28일 간격을 두고 2회 접종하도록 권고된다. 일반적으로 자연 감염을 경험했거나 2회 백신을 접종한 경우, 그리고 홍역 특이 항체 IgG가 양성인 경우, 홍역에 대한 면역력이 있다고 간주할 수 있다.

홍역백신 접종이력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단 2002년 이전에 접종했다면 기록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 혈액검사를 통해 항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홍역 외에도 여행지에 따라 주의해야 하는 감염병이 다양한데, 백신에 따라 요구되는 접종 차수가 다르고 지켜야 하는 최소 간격이 있다. 따라서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적어도 출국하기 한 달 전에는 해외여행클리닉을 찾아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고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황열이나 콜레라 백신은 국제 공인 예방접종기관에서만 접종할 수 있으며 특히 황열 백신은 최소 출국 열흘 전에 접종해야 한다.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 감염될 수 있는 장티푸스나 A형간염은 출국 2주 전에 접종해야 한다.

해외여행클리닉에서는 해외여행 시 여행지, 체류기간, 기저질환과 병력, 이전 예방접종 여부 등을 상담한 뒤 접종이 필요한 백신과 예방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정은주 교수는 “해외여행 시 감염병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하고 여행 후 약 3주내에 고열, 오한, 설사 등 이상 증상이 있다면 질병관리청 콜센터에 우선 신고를 한 뒤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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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