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저리고 시큰거리는 ‘손목터널증후군’, 두꺼워진 ‘이것’이 원인

도움말: 바른본병원 하해찬 원장

▲ 바른본병원 하해찬 원장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송곳 아이언’이라 불리는 고진영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 월드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우승을 거머쥐었다. 고진영의 우승은 작년 이후 1년 만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손목 통증으로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손목 통증은 육아와 가사 노동을 전담하는 40~60대 여성에게서 쉽게 발생한다. 또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활발한 전자기기 사용으로 인해 20~30대 사이에서도 빈번하게 나타나는 추세이다. 대부분 손목을 사용하지 않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호전되지만, 쉬어도 통증이 지속되고 손이 저린 증상까지 동반된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두꺼워진 손목 인대가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으로, 손목을 지나치게 사용한 탓에 발생한다. 특히 장시간 손목을 굽히거나 젖히는 자세를 유지하는 등 반복적으로 손목을 사용하는 것이 원인이다. 초기에는 엄지, 검지, 중지, 약지 등이 저리고 손목이나 손바닥에 뻐근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을 단순 순환장애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물론 손목 통증, 손 저림과 같은 증상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손목터널증후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힘줄을 감싸고 있는 얇은 막인 건초에 염증이 생기는 ‘손목건초염’ 역시 비슷한 증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면 가까운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 후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에 손이 저리고 손바닥 뻐근함, 손목 통증 등 간과하기 쉬운 증상으로 나타나 치료의 때를 놓치기 쉽다. 하지만 제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손에 힘이 빠져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고 운전 도중 손이 저리기도 한다. 특히 밤이 되면 통증이 더 심해지는 탓에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대부분 약물치료, 주사치료, 도수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개선이 가능하다. 다만 이러한 치료에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거나 통증이 지속된다면 ‘수근관유리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수근관유리술은 1cm 미만 최소 절개 후 두꺼워진 손목 인대를 절제하는 수술로, 필요한 부분만 국소마취 후 진행된다. 수술 시간은 5~10분 내외로 비교적 짧은 편이며, 수술 후 운동 제한이 없어 회복이 빠르다. 무엇보다 수술 후 일주일 정도면 대부분 회복돼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수근관유리술은 1cm 미만 최소 절개로 진행돼 흉터가 거의 없고 고정을 위한 별도의 교정 장치가 필요 없을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 다만 신경을 건드리지 않고 정확하게 두꺼워진 인대만 절제해야 하는 수술로, 임상경험이 풍부하고 섬세한 술기를 갖춘 전문의에게 받는 것이 좋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나친 손목 사용을 피해야 한다. 하지만 손목 사용이 불가피하다면 평소 손목 보호대 착용을 생활화하고 틈틈이 손목 스트레칭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손목 스트레칭은 양팔을 앞으로나란히 한 상태에서 한쪽 팔의 손가락을 잡은 후 손등과 손바닥을 몸쪽으로 당겨준다. 이는 손목터널증후군 예방 및 손목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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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