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수혈'이라는 말이 있다. 커피를 마시면 졸음이 달아나고 집중력이 높아진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커피공화국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 생두·원두 수입액은 13억 달러로 수입량만 20만 톤에 달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만 톤은 우리나라 성인 1인당 하루 1.3잔을 소비할 수 있는 양이다.
코로나19에도 커피 사랑은 식지 않았다. 특히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해 4월에는 커피 수입이 급증했다. 코로나 전인 2019년과 비교했을 때 수입액은 2배, 수입량은 1.2배 늘었다.
커피는 일상의 활력을 북돋아 주지만, 건강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에는 커피가 몸에 좋지 않다는 속설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적당한 카페인 섭취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서울대학교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은 각종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춘다.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참여자들을 평균 7.7년, 유전체 역학 조사 참여자들을 평균 9.7년 추적한 결과, 하루에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사람이 그렇지 않는 사람보다 각종 질환으로 인해 사망할 확률이 25%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심혈관질환의 경우 사망률이 20% 감소했으며, 호흡기 질환은 32%, 당뇨병은 47%까지 낮아졌다.
국내 연구뿐 아니라 해외 연구에서도 같은 내용을 언급한 바 있다. 호주 베이커 심장·당뇨병 연구소에 따르면 하루 2~3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조기 사망률이 낮았다. 또 미국 하버드대 프랭크 후 교수는 20년간 '커피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온 끝에 '하루 3~5잔의 커피는 인체에 유익하다'는 결론을 냈다. 그에 따르면, 커피에는 만성질환 위험을 낮추는 생리활성 화합물이 수백 개에서 수천 개가 포함돼 있어, 암 예방은 물론 치매·심장병·당뇨병 예방, 노화 방지 등에 효과적이다.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커피는 인체에 이로운 점이 많다. 다만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과유불급'의 법칙을 무시할 순 없다. 커피 역시 너무 많이 마시면 오히려 독이 된다. 부작용 등을 고려했을 때 성인 기준 하루 권장량은 2잔 정도다. 또 건강을 위해서는 믹스 커피보다, 핸드드립·아메리카노·콜드브루가 권장된다. 이 중 가장 좋은 것은 핸드드립 커피다. 커피의 카페스톨 성분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데, 커피거품인 크레마가 바로 카페스톨이다. 거품처럼 보이는 것이 시간이 지나면 얇은 기름막으로 변하게 되고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핸드드립 커피는 카페스톨 성분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커피는 어떻게 마시는냐에 따라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한다. 하루의 소소한 행복, 건강하게 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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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