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자의 건치 라이프] 담배 피우면서 치아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까?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치아 건강을 위해서는 음주와 흡연 모두 조심해야 하지만 둘 중 더욱 조심해야 할 것은 바로 흡연이다. 담배의 니코틴과 같은 유해물질은 혈류량을 감소시키고 혈액순환을 떨어뜨려 치주질환을 악화시킨다. 치주질환은 자연치아를 잃게 할 가능성을 높인다.

침은 구강 내 박테리아를 쓸어내리는 역할을 하는데, 흡연은 침샘에 영향을 줘 구강을 마르게 한다. 구강이 마르면 충치와 치주질환의 위험성이 커진다.

고온의 담배 연기를 빨아들이며 침의 분비량이 줄고 건조해진 구강은 심한 구취까지 불러일으킨다. 담배꽁초의 불씨는 약 500도이기 때문에 입안이 건조해질 수밖에 없고, 이때 유해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 입 냄새의 원인이 된다. 흡연자 특유의 담배 냄새가 섞인 구취는 비흡연자가 느끼기에는 거부감이 커서 더 쉽게 알아차릴 수 있고 불쾌감을 준다.

게다가 흡연은 임플란트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다. 담배의 유해물질이 임플란트의 금속과 뼈가 찰싹 붙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골이식 시 실패 확률도 두 배 이상 커진다.

흡연으로 인해 임플란트 주위 질환이 발생하기도 쉽다. 임플란트 주위 질환이란 임플란트를 심은 주변 조직에 염증이 생기면서 증상이 악화되는 질환이다. 디얼유치과 김문규 대표원장은 “임플란트 주위 질환은 치주염 병력, 흡연, 당뇨병, 음주 등도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많기 때문에, 개인의 체질과 병력에 따른 평소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흡연자의 경우 잇몸에 출혈이 생기는 진료 시 치유가 늦고 지혈도 더디다. 담배의 니코틴 성분은 상처가 아무는 걸 더디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담배를 빨아들이는 행동은 발치나 수술한 부분에서 멎었던 피를 다시 터져 나오게 한다. 따라서 흡연은 치과 치료의 회복 기간을 늦추며 염증이 발생할 확률 또한 커진다.

또 니코틴에 의해 치아 착색이 되는 건 당연하며, 여기에 더해 잇몸과 혀도 색이 변한다. 담배를 물에 빠뜨리면 갈색이 되는 것처럼, 담배 속 그 갈색이 구강 전체에 착색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가장 큰 문제는 구강암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장기간 흡연을 한 사람은 구강암에 걸릴 확률이 2~4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강암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암 중 하나다. 구강암 수술 후에는 턱의 절반이 없어지는 등 외형적인 부분에 큰 문제가 생긴다.

경희대학교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최병준 교수는 “구강암 수술 후 발생 가능한 합병증과 후유증에는 혀, 악골 등의 구강 기능의 결손, 안모 추형(절제술 후 남는 얼굴의 변형),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 후의 합병증, 탈모, 연하장애, 식욕부진, 전신 쇠약, 충치 및 풍치, 턱골수염(방사선골괴사), 구강 건조증, 심한 구강점막염(심한 혓바늘 같은 것), 방사선 골괴사로 인한 아래턱뼈의 노출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강암은 목 부위의 임파선으로 전이가 의심되는 경우, 구강 내의 암 조직뿐 아니라 목 부위의 임파 조직도 모두 절제가 필요하다”며 “수술 후에는 얼굴과 입안 조직의 결손으로 인해 심한 기능장애와 심미적 손상, 이에 따른 심리적, 정신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흡연자라면 식후에는 꼭 양치질하고, 치실 및 치간 칫솔 사용으로 음식물 찌꺼기가 남지 않게 관리해주는 것이 좋다. 아울러 치아뿐 아니라 잇몸과 혀도 잘 닦아야 한다. 흡연은 치태가 잘라 붙어서 치석이 더 잘 생기게 하고, 잇몸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스케일링도 필수다. 일반적으로 구강검진은 연 1~2회 정도 하면 되지만 흡연자라면 한두 달에 한 번씩 검진하는 것을 권장한다.

스케일링은 만 19세 이상이라면 건강보험 혜택이 연 1회 적용돼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올해 스케일링을 받지 않았다면 올해 안에 치과에 방문해 스케일링을 꼭 받는 것이 좋겠다.

그러나 이보다 간편하고 확실한 구강 관리법은 금연이다. 새해에는 금연을 통해 구강 관리를 철저히 하며 완벽한 건치 라이프를 실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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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