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약물, 폐경 전 女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 3.8배 높여”

▲ (좌측부터)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산부인과 박현태 교수, 류기진 교수

유방암 항호르몬제인 타목시펜이 폐경 전 여성에서도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을 3.8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산부인과 박현태, 류기진 교수 연구팀이 타목시펜을 복용한 폐경 전 여성들에서 자궁내막암을 포함한 여러 자궁질환의 발생증가와의 상관관계를 규명했다.

타목시펜은 유방암 환자들이 유방암의 치료와 재발 방지 목적으로 가장 흔하게 복용하는 약제에 속하며, 대개 5년에서 10년에 이르기까지 장기간 복용하게 된다. 폐경이 된 여성들은 타목시펜을 복용하면 자궁내막암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이 알려져 있어 정기적 검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폐경 전의 유방암 환자들도 타목시펜을 일차적 치료제로 흔하게 복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폐경 전의 여성들에서도 타목시펜이 자궁내막암 발생을 증가시키는지는 아직 연구가 부족하여 불분명한 실정이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유방암이 진단된 20~50세의 폐경 전 여성 78,320 명을 대상으로 2002년부터 2019년까지 18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타목시펜을 복용한 폐경 전 여성들에서도 그렇지 않은 여성들에 비해 자궁내막암 발생이 3.8배 더 증가했고, 기타 자궁암, 자궁내막용종, 자궁내막증식증의 발생 역시 각각 2.3배, 3.9배, 5.6배로 유의하게 증가함을 확인했다.

이 위험을 인년(person-years)으로 살펴보면 타목시펜 사용자 가운데 자궁내막 폴립의 발생은 1,000인년당 20건, 자궁내막 증식증 발생은 1,000인년당 13.5건, 자궁내막암 발생은 1,000인년에 2건이었다. 이 발생률은 서양의 폐경 후 유방암 환자의 타목시펜 사용 자궁내막암 발생률, 1,000인년당 1.83건과 유사하다.

이번 결과는 최초로 대규모 인구기반연구를 통해 타목시펜을 복용하는 폐경 전의 유방암 환자들에서 자궁내막암 발생 증가를 규명한 결과이며, 특히 서양 여성들에 비해 더 젊은 나이의 유방암 발생이 많은 한국 여성들을 대상으로 타목시펜 복용과 관련하여 여러 자궁질환이 각각 얼마나 증가하는지 중요한 데이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현재 여러 가이드라인에서 타목시펜을 복용하는 폐경 전 여성들에 대해 자궁질환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나 선별검사에 대한 지침이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특히 한국 여성들에게 맞는 타목시펜 관련 자궁질환의 예방과 관리를 위한 진료프로세스와 가이드라인을 정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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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