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관절은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대화를 할 때, 심지어 숨을 쉴 때조차 움직이는 부위로 각종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턱관절 장애 환자 수는 47만 명에 이르며 이는 2016년 대비 25.25%나 증가한 숫자다.
문제는 아직까지 턱관절 장애의 발병 기전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비침습적이고 보존적인 치료법이 주로 활용되고 있으며 추나요법과 물리치료, 보조기 착용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유효성과 경제성을 인정받아 2019년부터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는 추나요법은 턱관절 장애 환자에게도 빈도 높게 처방되는 치료법 중 하나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직접 관절과 인대, 근육을 밀고 당기며 정렬을 바로잡는 치료법으로, 틀어진 턱관절을 교정하고 운동 범위를 늘리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상 연구 분석을 통해 추나요법의 유효성을 입증한 최초의 연구논문이 발표돼 이목을 끌고 있다. 턱관절 장애 치료에 있어 추나요법의 효과가 객관적으로 재확인된 것이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이남우 한의사 연구팀은 턱관절 장애에 대한 추나요법의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과 메타분석(Meta Analysis)을 실시했다. 그 결과 추나요법이 턱관절의 기능과 통증, 삶의 질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분석이란 여러 연구 자료들을 통계적으로 종합해 재분석하는 연구 방법을 뜻한다.
연구팀은 추나요법을 받은 성인 턱관절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통증 강도와 기능장애 수준, 삶의 질을 연구한 무작위대조임상시험(RCT) 논문 총 12편을 분석했다. 개별 연구 간의 표준화된 비교를 위해 추나요법 치료군을 기준으로 비교 대상과의 평균차(Mean Difference)와 상대위험도(Relative Risk)를 분석해 얼마만큼 효과를 보이는지 측정했다.
먼저 연구팀은 추나요법 치료군과 물리치료, 초음파 치료 등을 포함하는 의과 통상치료군으로 대상을 나눠 살펴봤다. 추나요법군을 중심으로 의과 통상치료군과 유효율을 메타분석한 결과 상대위험도는 1.15(95% 신뢰구간 1.05, 1.27)로 추나요법군이 의과 통상치료군보다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유효율은 관절의 운동 정도, 입을 벌릴 수 있는 개구량, 저작기능 등을 4단계로 나눠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척도를 말한다.
특히 추나요법은 다른 치료법과 병행될 경우 더욱 뛰어난 효과를 나타냈다. 추나요법 및 의과 통상치료 병행군을 의과 통상치료군과 비교했을 때 유효율이 1.28(95% 신뢰구간 1.08, 1.52)로 더 높았으며, 추나요법을 침∙뜸 등 한의과 통상치료와 함께 실시한 경우도 한의과 통상치료만을 진행한 환자에 비해 높은 유효율(1.21, 95% 신뢰구간 1.10, 1.32)을 보였다.
또한 통증 정도를 나타내는 시각통증척도(Visual Analogue Scale, VAS) 분석 결과에서도 평균차는 -1.17(95% 신뢰구간 -1.71, -0.64)로 추나요법군의 통증 개선 효과가 대조군보다 높게 나타났다. VAS는 숫자가 높을수록 통증이 심함을 의미하기 때문에 평균차가 음의 값으로 나온다는 것은 추나요법의 통증 감소 효과가 크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수기로 근육과 뼈를 다루는 치료 방식으로 즉각적인 효과를 보이는 추나요법이 기능 개선과 통증 완화 면에서 의과 통상치료보다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치료 전후 삶의 질에 대해서도 평가 측정을 진행했다. 삶의 질 평가 지표인 EQVAS(EuroQol VAS)와 SF-12 PCS(Short Form-12 Health Survey Physical Component Score) 척도가 사용됐으며 메타분석 결과 각각 평균차 13.35(95% 신뢰구간 5.33, 21.37), 4.59(95% 신뢰구간 1.75, 7.43)로 추나요법군의 삶의 질이 보다 높게 나타났다.
자생한방병원 이남우 한의사는 “이번 연구는 턱관절 장애에 대한 추나요법의 체계적 문헌고찰을 시행한 첫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추나요법의 임상적 유효성을 명확하게 입증할 수 있는 대규모 연구 또한 이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Alternative Therapies in Health and Medicine (IF=1.804)’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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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