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의 타당] 당뇨인의 ‘여름 나기’는 달라야 한다

당뇨병 타파를 위한 이기자의 제안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푹푹 찌는 날씨에 시원한 음료와 슬리퍼로 더위를 식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당뇨인들에게는 이 ‘당연함’이 쉬운 문제가 아니다. 16년 전 당뇨 진단을 받은 A씨는 “더운 여름에 시원한 주스를 마시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며 안타까움을 자아냈고, 10년째 당뇨 약을 먹는 B씨는 “발에 상처가 생기면 잘 낫지 않아 여름에도 슬리퍼나 샌들을 신지 못하고 운동화를 신는다”고 하소연한다.

당뇨인에게 여름은 두려우면서도 특히 주의가 필요한 계절이다. 여름철은 당뇨 합병증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당뇨병이 4계절 중 유독 여름에 위험한 이유는 뭘까?

여름철은 당뇨인들에게 일명 ‘당뇨 합병증의 계절’이라고도 불린다. 땀을 많이 흘리면 탈수가 올 수 있고 혈액의 농도가 진해지면서, 혈당 수치가 급격히 올라 의식을 잃을 위험이 커지게 된다.

또 여름철 강한 자외선으로 인한 당뇨망막병증이 생길 수 있고, 맨발로 샌들이나 슬리퍼를 신다가 발에 상처를 입는다면 상처가 낫지 않는 당뇨발 등 당뇨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당뇨발은 당뇨 환자의 4분의 1일 걸리는 당뇨 합병증이다. 고온다습한 여름철 무좀에 쉽게 노출되며, 슬리퍼와 샌들, 혹은 맨발로 활동하기도 하면서 상처가 발생해 당뇨발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는 당뇨 환자의 경우 말초신경 손상으로 통증을 자각하지 못해, 상처가 악화된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당뇨발이 심한 경우 발을 절단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대한족부관절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2천 명이 당뇨발로 족부를 절단하고 있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당뇨발과 더불어 주의해야 할 당뇨 합병증은 실명을 부르는 당뇨망막병증이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 합병증 중 가장 유병률이 높다. 당뇨에 의해 눈 뒤쪽의 망막 혈관이 쉽게 손상되며 끈적이는 혈액이 미세 혈관을 타고 들어가 망막의 혈액 순환장애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혈관과 조직이 손상되면서 시력이 감소하게 된다.

당뇨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당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자신의 발 상태를 매일 직접 눈으로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만일 발의 색깔이 이상하거나, 굳은살이 심하게 생기거나, 전에 없던 상처나 궤양이 있을 경우에는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진찰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당뇨망막병증 또한 혈당 관리가 관건이므로, 혈당을 높이는 식품의 섭취를 자제하고 채소 위주의 식단을 하는 것이 좋다. 또 가벼운 운동을 하고 당뇨망막병증 발생을 촉진시키는 술과 담배는 멀리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 강한 자외선은 망막을 손상시켜 당뇨망막병증의 위험성을 더욱 높이므로, 외출 시 선글라스나 모자, 양산을 활용하는 것이 도움된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