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후 출혈, 혹시 ‘회춘’?... “암의 신호일 수 있어”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폐경은 월경이 끝났다는 의미로, 마지막 생리에서 1년 동안 생리가 없을 때 폐경을 진단할 수 있다. 폐경은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만 45~55세 사이에 폐경이 발생한다. 생리는 월 1회 규칙적으로 진행되지만, 폐경 전 약 1~2년가량은 불규칙적으로 나타나다가 결국 완전한 폐경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간혹 폐경 후 출혈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폐경 후 출혈에 대해 ‘회춘’이라는 장난스러우면서 긍정적인 풀이를 하기도 하는데, 폐경 후 출혈은 몸의 이상 신호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마지막 생리에서 1년 동안 생리가 없는 폐경 후 출혈은 비정상적인 경우다. 물론 난소 기능이 되살아나 생리를 할 수는 있지만, 이 경우 일시적인 출혈이 아닌 지속되는 출혈을 보이며, 발생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

그렇기 때문에 폐경 후 출혈이 나타날 경우에는 다양한 질환을 예측해볼 수 있다. 먼저 질 건조증이나 위축성 질염에 따른 것일 수 있다. 질 건조증은 질 내부가 건조해져 발생, 폐경 이후 난소에서 여성호르몬 분비가 안되면서 질 점막이 점점 건조해지며 나타난다.

질 건조증이 심해지면 건조함이 더해져, 질 점막은 모양이 변하면서 염증이 생기는데 이를 위축성 질염이라 한다. 위축성 질염이 있는 상태에서 만일 부부관계를 가지게 된다면 염증이 생겨 약해진 질벽에 물리적 자극으로 출혈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 출혈은 부부관계 후에 나타나며, 통증도 함께 동반된다.

과다한 여성호르몬 건강기능식품 섭취로 유입된 여성호르몬에 의해 일시적으로 자궁내막 출혈이 있을 수도 있다. 여성호르몬 건강기능식품은 석류, 달맞이꽃 종자유 등 다양한 상품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데, 과한 섭취는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자궁에 질환이 발생한 경우에도 출혈이 나타난다. 먼저 자궁내막증식증과 자궁내막암이 있는 경우 자궁내막이 두꺼워지면서 많은 출혈이 발생한다. 자궁내막암은 자궁의 내막에 발생하는 암이며, 여성호르몬이 발생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다.

자궁내막암은 최근 발생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원인으로는 비만과 여성호르몬의 과다 섭취 또는 여성호르몬의 비정상적인 흡수가 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증상으로는 폐경기 이후의 질 출혈이다.

폐경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자궁근종도 폐경 후 출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보통 자궁근종은 폐경 후 새롭게 생기지 않거나 크기가 줄어들지만, 과다한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자궁근종이 커지면서 이로 의해 부정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은 폐경 여부와 관련 없이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출혈이 있는 경우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주요 발생 연령을 살펴보면, 40대가 26.8%, 50대가 23.1%, 30대는 15.8%로, 폐경 이후인 50대에서도 많이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인 HPV를 보유하고 있다가, 바이러스가 시간이 지나 자궁경부암을 일으켜 나타나는 것이다.

난소암 또한 출혈이 주요 증상으로, 의심해볼 만한 질환이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송희경 교수는 “난소암이 진행되면서 질 출혈, 통증, 복부 팽창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서 “폐경 이후 출혈이 있는 경우 난소암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폐경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에 따른 몸의 변화에 맞는 건강 관리가 필요하며, 출혈과 같은 일반적이지 않은 증상이 나타날 시에는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면밀한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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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