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건강잔소리] 사랑? 불안감? 뭇 남편들의 고백 '쿠바드 증후군'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임신한 아내 옆에서 입덧을 하는 남편. 드라마에서 종종 보게 되는 장면이다. 아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의 증표로 활용되는 이 장면은 현실 남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남편이 입덧하는 증상, 여러 연예인 부부의 고백으로 더욱 이슈가 된 '쿠바드 증후군'이다. 최근 출산 소식을 전한 홍현희, 제이쓴 부부도 이 증상을 경험했다고 밝혔으며, 방송인 정형돈은 아내가 임신했을 당시 쿠바드 증후군으로 위험했던 상황을 전하며 쿠바드 증후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였다.

1965년 영국의 정신분석학자 트리도우언(Trethowan)이 처음 정의한 '쿠바드 증후군'은 아내가 임신했을 때 남편이 아내와 똑같은 신체적·심리적 증상을 겪게 되는 현상으로, 상상임신, 동정임신이라고도 불린다.

쿠바드 증후군을 앓게 되면, 입덧을 비롯해 메스꺼움, 구토, 요통, 감정 기복, 피로감, 성욕 저하 등 육체적·심리적 증상이 나타난다. 드물지만 심할 경우에는 배가 불러오고, 진통을 느끼며 산후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쿠바드 증후군은 대개 임신 3개월에 증상이 가장 심하고 그 후로 점차 나아지지만, 임신 말기에 또 다시 증상이 심해진다.

쿠바드 증후군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진 바 없지만, 호르몬 수치의 변화와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아내가 임신을 했을 때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3분의 1로 떨어지면서 피로감, 무력감, 우울증세 등을 겪게 된다. 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가 올라가면 신체적·심리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아내와 유대감이 깊고, 공감 능력이 뛰어나 아내가 느끼는 고통, 감정에 이입을 잘 하게 되는 경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때문에 아내를 향한 지극한 사랑이 낳은 병이라는 말이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예비아빠가 느끼는 책임감, 부담감 등 심리적 긴장 및 불안감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보기도 한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쿠바드 증후군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지만, 대부분 출산과 동시에 증상이 완화된다. 아내의 임신 기간에만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일상에 불편함을 줄 수 있어 예방 및 증상 완화 방법에 관심을 갖게 된다.

쿠바드 증후군을 극복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공복을 피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면서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다. 특히 구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비타민B6가 함유된 녹황색 채소를 섭취해주는 것이 좋다. 또 비타민B12가 풍부한 돼지고기, 소고기, 어패류도 신경 안정에 도움이 된다.

차를 마시는 것도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 중 하나다. 루이보스티는 비타민C와 항산화제가 풍부해 입덧 완화에 효과가 있다. 또 생강의 진저롤 성분은 구토감을 억제해주는 효능이 있어 생강차를 마셔주는 것도 좋다.

가장 중요한 건 심리적 안정이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원인이라는 말이 있듯, 마음이 편안해야 신체도 건강하다. 배우자와 함께 운동을 하거나 대화를 나누며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는 것도 쿠바드 증후군을 이겨내는 방법 중 하나다.

소중한 생명을 기다리는 시간, 설렘과 행복이 앞서지만 남모를 고통이 따른다. 쿠바드 증후군이 부부의 행복한 시간을 모두 앗아가지 않도록 슬기롭게 대처하고 이겨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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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