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1인 가구라도 성별에 따라 식사의 질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배우자와 함께 사는 노인의 식사 질은 혼자 살거나 배우자 없이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노인보다 높았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팀은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 4,260명을 대상으로 가구 형태별 식사의 질을 평가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박 교수팀은 연구 대상 노인을 배우자 없이 혼자 사는 1인 가구, 배우자와 살거나 배우자를 포함해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가구, 배우자 없이 다른 사람과 사는 가구 등 세 그룹으로 나눴다.

여성 노인의 1인 가구 비율은 25.8%로, 남성 노인의 1인 가구 비율인 11.8%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박 교수팀은 질병관리청이 한국인의 전반적인 식생활과 식사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지표(KHEI)를 사용했다. KHEI는 모두 14가지 문항에 대해 답변하게 돼 있으며,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이면 식사의 질이 우수한 것으로 본다.

연구에서 남녀 노인 모두 배우지와 함께 사는 노인은 혼자 살거나 배우자 없이 사는 사람보다 식사의 질이 대체로 높았다. 특히 배우자가 있는 남성 노인의 평균 KHEI 점수는 66.9점으로, 64.5점인 혼자 사는 남성 노인보다 높게 나타났다.

다만 여성 노인에게서는 배우자의 존재 여부가 KHEI 점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배우자 없는 남성 노인의 20.6%는 KHEI 점수가 50점 이하 상태였으나, 배우자 없는 노인에게서는 식사의 질이 불량한 비율이 9.6%에 그쳤다.

혼자 사는 남성 노인의 식사 질이 불량한 가능성은 배우자와 함께 사는 노인의 2.5배에 달했다. 여성 노인 중 배우자 외에 다른 사람과 사는 여성 노인이 식사의 질이 불량할 가능성은 배우자와 함께 사는 여성 노인의 2배였다.

박 교수팀은 “노인의 홀로 사는 사람이 식행동을 포함한 건강 행동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홀로 삶인지 다인 거주인지도 중요하지만, 여성 노인에게서는 누구와 사는지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부분의 연구에서 부부의 동거는 양질의 식생활을 보장한다. 혼자 살더라도 많은 여성은 규칙적으로 식재료를 사고, 건강한 식습관을 주변 사람과 공유한다. 반면 이혼이나 사별한 남성은 채소 섭취량이 적고, 인스턴트식품의 섭취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