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박중원 교수가 최근 대한간암학회 제16차 정기학술대회에서 개정된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은 2003년 최초 제정된 이래 2009년, 2014년, 2018년 세 차례의 개정을 거쳤으며, 이번이 네 번째 개정이다. 이번에 새롭게 개정된 가이드라인은 지난 2018년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최근까지 알려진 새로운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도출된 권고안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의 개정은 ▲지난 4년간 새롭게 발표된 역학, 예방, 진단, 치료법, 치료제 연구 정리 ▲영상진단 기준 재정립 ▲새롭게 등장한 1차 전신치료제 치료 대상 선정 문제 ▲2차 전신치료제 선택 문제 ▲양성자 치료 등 국소치료술의 새로운 임상 결과, 외과 치료의 새로운 결과 등장 ▲COVID-19 판데믹에서 간세포암종 환자 진료 등에 대해 개정이 필요함에 따라 추진됐다.
가이드라인의 개정을 위해 다학제 전문가들 50명이 모여 1028편의 논문을 평가해, 16개 항목 78개 권고사항을 도출했다. 각 권고사항은 임상적 근거에 따라 4개의 근거 수준(A, B, C, D)과 2개의 권고 수준(강함, 약함)으로 분류됐다. 개정된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전문가 의견인 D등급 권고안을 위해 델파이 기법을 최초로 도입해, 근거 수준이 총 4단계로 확대됐다.
주요 개정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예방에서는 만성 간 질환 환자 중 스타틴 또는 아스피린을 투여하는 경우에 대한 권고사항이 추가됐다.
진단에서는 진단 알고리즘 개선에 이어, 1차 영상검사와 2차 영상검사에 따른 전형적 간세포암종 및 의증 또는 미확정 결절의 진단 기준을 개선하고, 재발된 간세포암종의 영상진단 기준을 제시했다.
치료 개관에서 최선의 치료법들의 증거 등급을 제시하고, 차선의 치료법들을 보다 세분해 제시했다.
간절제에서는 기존의 권고사항에 다발성 간세포암종 환자에서 수술적 절제를 고려할 수 있는 경우에 대한 권고사항을 추가하고, 복강경 절제술 적용 범위도 조심스럽게 확대 조정했다.
간이식에서는 기존의 권고사항에 추가해 간이식 적응증을 벗어나는 밀란 척도 이상의 간세포암종 환자에서 경동맥화학색전술 등의 국소적 치료에 의해 밀란 척도 이내로 병기 감소를 보이는 경우, 간이식이 다른 치료법에 비해 우수한 치료성적을 보일 수 있음을 명시해 권고사항과 근거 수준을 재정비했다.
국소치료에서는 초음파 유도 국소치료 및 극초단파열치료술과 냉동치료술에 대한 권고사항을 새롭게 제시하고 수술적 치료 적용이 어려운 직경 3~5cm 간세포암종에 대한 병행치료 권고사항을 조정했다.
경동맥화학색전술에서는 약물방출미세구를 이용한 치료의 구체적 적용 범위를 제시했으며 경동맥방사선색전술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권고사항을 마련했다.
체외 방사선치료에서는 처음으로 증거 등급 A의 권고가 마련됐다. 즉, 재발 및 잔존 간세포암종 치료로서 양성자 치료가 제시된 것이다.
1차 전신 치료제로는 최근 새롭게 등장한 아테졸리주맙과 베사시주맙 병용요법 또는 더발루맙과 트레멜리무맙 병용요법을 우선적으로 권고했으며, 이들 면역관문억제제 등 치료의 주의점을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2차 전신 치료제로는 기존의 레고파페닙, 카보잔티닙, 라무시루맙 이외에 펨브롤리주맙, 니볼루맙과 이필리무맙 병용요법 등을 새롭게 제시했으며, 렌바티닙 이후 2차 치료와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후 2차 치료에 대해 D등급의 권고사항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 처음으로 소개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간세포암종 환자의 진료’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만성 간 질환의 진료, 감시검사, 치료에 대한 권고사항을 새롭게 추가했다. 또한, 간세포암 환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권고사항도 마련해 코로나19 상황에서의 간세포암종 환자 진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최초로 제시했다.
이외에도 감시검사, 병기, 보조요법,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 암성 통증의 약물치료 등에 대한 권고사항과 근거 수준도 일부 개정됐다.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위원회 위원장인 박중원 교수는 “2018년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최근까지의 국내외 간세포암종 관련 연구결과를 총망라해 증거 중심의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며 “향후 간세포암종과 관련된 새로운 검사 방법이나 약제, 치료법에 대한 연구 및 임상 결과들이 나오면 가이드라인을 지속 개정하고 간세포암종 환자 진단 및 치료법 개선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 작업은 국립암센터 공익적암연구사업 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국립암센터는 암진료가이드라인사업단 운영을 통해 2021년 8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국가 암 진료 가이드라인 구축 사업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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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