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 암 1위로, 해마다 2만 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 이는 10년 전에 비하면 약 두 배나 많은 수치로, 계속 늘어나는 양상을 보인다. 과연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주는 원인들은 무엇이고,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먼저, 유방암의 가족력은 10% 정도로 보고된다. 어머니, 자매, 딸인 일차 관계에서 가족력이 있으면 유방암 발병 가능성은 2배 증가한다. 할머니, 사촌, 이모, 고모의 가족력이 같이 있으면 3배 증가한다.
이중 BRCA라는 유전자를 통해 유방암이 유전되는 경우도 있다. 이 유전자 변이가 있는 사람은 일반인보다 3~7배, 남자의 경우 9배나 유방암 발병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일생 동안 유방암이 생길 확률이 60~80% 정도 된다.
유방 촬영상 치밀 유방이 있는 경우도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유방암 발병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치밀 유방 자체가 암의 전구병변(암으로 이행되는 전단계의 병변)이라는 뜻은 아니다.
서울희망유외과 송영백 대표원장은 “우리나라 여성의 약 70~80%는 치밀 유방 소견을 갖고 있으며, 검진상 치밀 유방으로 나왔다고 해서 긴장할 필요는 없다”며 “하지만 치밀도가 75% 이상으로 높은 경우라면 검진을 놓치지 않고 시행하며 꼼꼼히 살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길 때도 유방암 발병률이 높아진다. 초경을 일찍 하고 폐경을 늦게 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에스트로겐의 노출 기간이 길어진다. 임신 경험이 없는 여성은 임신을 했던 여성에 비해 짧게는 10개월, 길게는 수십 개월을 더 생리하게 돼,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늘어나게 된다.
임신, 출산을 했어도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은 상대적으로 에스트로겐에 더 노출된다. 모유 수유 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생리가 멈추는데, 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은 그런 효과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경구 피임약을 장기간 복용할 때도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으나, 단기간 복용하는 경우에는 큰 영향이 없다. 또 폐경 후 호르몬 대체요법을 장기간 한 경우도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도 유방암 발병률에 영향을 미친다. 야채와 과일을 적게 먹고, 육류와 기름진 음식, 칼로리가 높은 음식은 혈중 에스트로겐을 높여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준다.
비만도 영향을 주는데 특히 폐경 후 비만은 유방암에 더욱 위험하다. 폐경 후 여성은 지방조직에서 에스트로겐을 생성하는데, 비만한 여성은 더 많은 에스트로겐을 만들게 되고 결국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준다.
술은 혈중 에스트로겐 분비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어 유방암의 발병률을 높인다.
한국유방암학회가 발간한 유방암백서에 따르면 이른 초경, 늦은 폐경, 임신 경험이 없는 경우, 늦은 나이의 첫 만삭 임신, 폐경 후 비만, 음주, 호르몬 대체요법 시행, 경구용 피임약 복용, 6개월 이하의 모유 수유, 유방암 가족력을 유방암의 위험 인자로 명시하고 있다. 이 중에는 바꿀 수 없는 것들도 있지만 바꿔서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는 것들도 있다.
먼저 균형 잡힌 식단이 중요하다. 과도한 육류 섭취를 피하고 야채와 과일 섭취를 늘리는 것이 기본이다. 균형 잡힌 식단은 비만의 위험도 또한 낮춘다. 비만을 방지하고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 5일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을 흘릴 정도로 지속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유방암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송 원장은 “불필요한 음주, 특히 과도한 음주는 피하는 것이 좋다”며 “가족력이 있거나 BRCA유전자 양성인 경우는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기에 발견하는 것 또한 예방만큼이나 중요하다. 특히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할 경우 완치율이 매우 높다. 30대 이상은 매달 자가 검진을 시행하고 정기 검진을 통해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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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