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치핵은 반드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까? 특히 치질을 방치하면 항문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사실일까?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송주명 교수에게 자세히 들어봤다.
Q. 치핵이란?
Q. 치핵은 통증이나 출혈을 유발하나?
A. 치핵의 약 40%는 증상이 없지만 혈변이 있거나 혈전이 동반된 경우 통증이 있을 수 있고, 항문 주변이 가렵거나 변이 속옷에 묻는 경우도 있다. 출혈은 대부분 통증이 없고 주로 배변 활동과 동반돼 나타나는데, 대변 끝에 붉은 피가 같이 묻어 나오는 형태가 흔하다.
치핵은 항문 안에 생기는 ‘내치핵’과 밖에 생기는 ‘외치핵’으로 나뉘며, 내치핵은 통증 없이 피가 나거나 배변 시 돌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돌출된 덩어리가 부으면 심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배변 후에도 시원하지 않을 때가 많다.
외치핵은 항문 가까이에서 발생하고 급성으로 혈류가 고여 혈전이 생기면 내치핵보다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항문 주위에서 단단한 덩어리를 만질 수 있고 터지면 피가 난다. 두 유형의 치핵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Q. 치핵의 원인은?
A.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유전적 소인과 잘못된 배변 습관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외에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 장시간 변기에 앉아 있는 습관, 변비, 음주, 설사 등도 치핵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으로 골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치핵이 생기거나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Q. 치핵은 어떻게 진단하나?
A. 치핵의 진단은 직장수지검사를 통해 대부분 가능하다. 직장수지검사로 확인되지 않는 환자는 항문경 검사를 시행한다. 빈혈이 심하거나 40대 이상에서는 종양 또는 다른 장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내시경을 진행하기도 한다.
Q. 치핵은 수술적 치료가 꼭 필요한가?
A. 치핵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이나 좌욕을 이용한 보존적 치료로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은 보존적 요법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 출혈이 반복되거나 심한 경우, 가려움증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 통증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피부 늘어짐으로 인해 불편하거나 제거를 원하는 경우에 시행된다.
보통은 돌출된 치핵 조직을 수술적으로 절제하게 된다. 그리고 원형 자동문합기로 상부 항문관의 점막이나 점막하층의 절제 또는 고정을 통해 돌출된 치핵 조직을 항문관 안으로 되돌아가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치핵 동맥의 결찰을 통해 치핵을 치료하는 방법 등이 있다.
Q. 국내 치핵 수술 환자의 비율은?
A. 치핵 수술은 국내에서 백내장 수술과 일반척추 수술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시행되는 수술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주요 수술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치핵 수술 환자는 16만 7522명이었다. 백내장과 일반 척추는 각각 45만 4068명과 17만 8854명이다. 특히 40대에서는 3만 7070명이 수술을 받아 백내장 수술(1만 9942명)과 일반 척추(1만 3805명)보다 2~3배 많은 1위다.
Q. 치핵 예방을 위해서는?
A. 하루 20~30g의 섬유질과 1.5~2L의 물을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 변비나 설사를 유발하는 약물의 복용은 피하고, 증상이 발생하면 따뜻한 물을 이용한 좌욕을 시행한다.
변기에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은 좋지 않다. 이는 혈액이 항문으로 심하게 쏠리게 해 치핵을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화장실에서 스마트폰 사용이나 독서 등은 피한다.
Q. 치질이 대장암으로도 발전할 수 있나?
A. 간혹 치핵을 포함한 치질이 오래되면 대장암 등 항문암으로 발전한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다만 치루의 경우 항문암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만큼 주의한다. 치질과 항문암이 공통으로 보이는 가장 흔한 증상은 항문 출혈인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대장 내시경이나 검진을 통해 치질의 악화를 예방하고 조기에 암을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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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