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수록 긍정적으로! 낙관주의자, ‘질병’ 치료에 도움

▲ 사진제공=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낙관주의적인 성향을 보인 환자들이 질병 치료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호흡기내과 구현경 교수와 미국 연구팀이 일반인과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COPD)를 분석한 결과, 낙관주의 점수가 높을수록 호흡기 증상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에 분석한 자료는 미국 백인과 아프리카계 흡연자 코호트(COPDGene)의 10년 추적 관찰 데이터로, 10갑년 이상 흡연 경험이 있는 미국인 1967명이 대상이다.

연구결과, 낙관주의 점수가 높을수록 COPD 악화는 줄고, 운동 능력과 삶의 질은 향상되는 유의미한 경향성을 보였다. COPD 중증도에 따라 분석한 결과 역시 모든 그룹에서 낙관주의 성향은 질병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COPD 악화 가능성은 낙관주의 점수(0~24점)가 1점 증가할 때마다 5%씩 감소했다. 운동능력 검사는 6분 동안 걸을 수 있는 거리를 측정하는 ‘6분 보행검사’로 시행, 낙관주의 점수 1점 증가할 때 9.5m씩 더 걸었다. 삶의 질(0~100점 척도)도 0.67점씩 호전했다.

'낙관주의'는 미래에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태도나 신념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삶의 지향성 검사인 낙관성 척도(Life Orientation Test-Revised)를 사용해 낙관성을 평가했다.

구 교수는 “낙관적인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약물 순응도도 높고, 운동이나 건강한 식단, 금연과 같이 바람직한 건강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면역 기능 향상이 예측된다”며 “COPD는 만성 염증성 폐 질환이기 때문에 이러한 영향이 폐 기능과 염증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낙관주의와 폐 기능의 연관성은 다른 연구에서도 입증됐다. 미국 재향군인 노화 연구(Veterans Administration Normative Aging Study)에서 평균 8년간 추적 연구한 결과, 낙관적 성향이 높은 남성은 폐 기능이 더 높고, 폐 기능 감소 속도도 더 느렸다.

낙관주의는 다른 질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메타 분석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과 사망률에도 긍정적인 연관성을 보였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낙관주의가 높은 여성에서 호흡기 질환이나 암, 심장병, 뇌졸중과 관련된 질환별 사망률과 전체 사망률이 낮게 나타났다.

구 교수는 “낙관주의 유전율은 25% 정도로 추정되며, 75%는 후천적인 학습으로 우리의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아플수록 건강을 위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노력하자”며 “긍정적인 삶은 스트레스는 덜 받고, 우울과 불안은 줄기 때문에 많은 연구에서 긍정적인 건강 효과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영국에서 발행하는 SCI급 국제학술지 '호흡기 연구'(RESPIRATORY RESEARCH)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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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