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Q&A] 불현듯 찾아오는 ‘죽음에 대한 공포’, 왜 그러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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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게티이미지뱅크

Q. 안녕하세요? 40대 중반 여성입니다. 저는 갑자기 죽음에 대한 극심한 공포감이 몰려와 너무 무섭고 숨을 쉬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요. 보통 하루에 한 번은 그러는 것 같습니다.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하거나, 죽음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는 평범한 시간을 보내는 중에 갑자기 찾아오기 때문에 간혹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재밌게 TV를 보다가도, 요리를 하다가도 왜 그러는지 저조차도 이해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지속 시간은 5~10분 정도로 그리 길지는 않지만, 그 짧은 시간이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저는 몇 해 전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은 후, 특정 공간을 가거나 작은 스트레스에도 숨을 쉬기 힘들고 어지럼증 및 구토 증상이 나타나 신경정신과 진료를 통해 공황장애를 진단받은 바 있습니다. 이후 증상이 나타날 경우 약을 복용하기도 했는데요. 죽음에 대한 공포가 불현듯 찾아오는 지금과는 다른 양상이었기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으로 추측은 되지만 이 문제로 병원을 찾아가 보진 않았습니다. 참고로 걱정이 많은 편이긴 합니다.

정말 평안한 시간을 보내다가도 갑자기 죽음에 대한 공포가 밀려와 그 두려움에 숨조차 쉬기 힘든 저는 왜 그러는 걸까요? 이 또한 공황장애로 인한 것인지 그래서 이런 때에는 처방받은 공황장애 약을 복용하면 되는지, 혹은 다른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어떻게 해결을 하면 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 신림평온정신건강의학과 전형진 대표원장
A. 안녕하세요. 신림평온정신건강의학과 전형진 대표원장입니다.

죽음이 두려운 이유는 매우 다양합니다. 우선 사람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는데, 이러한 상황은 질병에 대한 불안, 강박장애 등에서 매우 흔하게 나타납니다.

그리고 질병이나 극심한 고통 등 죽음과 관계된 상황들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가족이나 지인들과 멀어져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고통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경험해보지 않은 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포함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 자체가 특정한 정신과 질환으로 분류되진 않습니다. 그보다 다른 질환과 연관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더 흔합니다. 다만 죽음이나 죽음과 연관된 강렬한 공포를 느끼고, 이러한 공포감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만연한 경우 특정 공포증으로 분류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죽음에 대한 단순한 공포는 매우 정상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공포증으로 분류하기 위해서는 비이성적이고 매우 강한 공포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 돼야 할 것입니다.

죽음과 연관된 공포감이나 두려움은 다른 질환에서 나타나기도 하며, 다른 질환의 나쁜 예후를 시사하는 증상이기도 합니다. 다른 질환과 연관되지 않은 죽음의 공포는 일반적으로 공포증의 한 가지 형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나 외상 사건, 유전적인 경향이 주요한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사연에서는 이전에 진단받은 공황장애의 악화를 우선 고려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공황장애에서의 공포감이 반드시 특정한 조건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느닷없이 발생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약물치료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공포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복식호흡이나 명상 등의 이완 기법들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법들은 신체적인 증상이나 특정한 두려움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걱정이 많은 편이라면 평소에 인지하지 못하는 불안이나,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는 고통스러운 기억들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지금의 증상들을 형성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증상을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낫습니다.

정보가 제한적이라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내용이 한정적이지만 아무쪼록 불편한 상황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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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