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g으로 태어나 수술만 5번... 하진이의 ‘생명의 기적’

▲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지난 3일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특별한 아기가 퇴원했다. 주인공은 지난해 7월 임신 22주에 500g 초극소 미숙아로 태어난 ‘조하진’ 아기다. 하진이는 생존율 20% 미만의 극한의 한계와 5번의 수술을 극복하고 ‘생명의 기적’을 이뤄냈다.


하진이의 엄마는 첫째를 만삭으로 출산한 특이 질환 없는 32세의 산모였으며, 임신 중에도 특별한 소견이 없었다. 하진이는 임신 22주가 되던 지난 해 7월, 급작스러운 태반조기박리 발생으로 산모의 혈압 및 의식저하가 일어나며, 태아 심박동수 동반 감소가 발생해 22주 5일에 응급제왕절개로 태어나게 됐다.

하진이는 응급상황으로 출생했기 때문에, 조기 분만이 예상되는 미숙아의 폐 성숙을 위해 투여하는 산전 스테로이드조차 투여되지 못했다. 출생 시, 울음이나 움직임 등도 거의 없는 상태였기에, 출생 직후 기관삽관, 계면활성제 투여 및 인공호흡기 등 호흡을 위한 치료 등이 이어졌다.

그러던 생후 2주에 괴사성 장염으로 인한 장천공 수술을 비롯, 장루 복원 수술 등을 받게 됐다. 더불어, 출생 전에는 반드시 열려 있어야 하고, 출생 직후에는 닫혀야 하는 대동맥과 폐동맥 사이의 관이 닫히지 않아, 이를 치료하기 위해 동맥관 개존증 수술을 받는 등 총 5번의 수술을 이겨냈다.

폐성숙이 잘 되지 않는 상황에 많은 수술과 패혈증으로 기관 탈관과 삽관이 반복되고, 기계호흡기의 기간이 길어지며 하진이에게는 심한 폐동맥 고혈압이 발생됐다.

하진이의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윤영아 교수는 “하진이는 탄생부터 여러 번의 고비가 있었다. 특히, 생후 2주에 괴사성 장염으로 인한 장천공 수술 시, 바이탈이 유지되지 않았을 때의 위급한 상황은 잊지 못할 것 같다” 라고 말하며.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신생아 중환자실을 퇴원하는 하진이가 기특하고 대견하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신저가 되도록 힘차게 살아가길 응원한다”고 말했다.

하진이는 현재 6Kg 까지 잘 성장해 건강하게 퇴원했다. 향후 치료로는 산소치료 및 위관수유 중이며, 폐동맥 고혈압 경구 약을 복용하고 있다. 더불어 외래진료를 통해 소아과, 재활의학과 등에서 성장 발달 평가 등을 시행하며 추적관찰 예정이다.


한편, 국제질병분류상 주산기의 정의는 임신 22주부터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생존능력은 생명의 징후인 심박동, 제대의 박동, 자발적 근육 움직임과 함께 임신 22주 이상이거나, 체중 500g 이상일 때로 정의할 정도로 하진이는 초극소 미숙아이다.

신생아 생존율은 24주 이하가 21%, 25주가 27%, 26주가 40%, 27주가 58%이며, 출생체중에 따른 신생아 생존율은 500g미만이 20%, 500~724g 이 26%, 725~999g이 43%, 1000~1249g 이 71%로 임신 26~27주, 출생체중 1000g 정도 일 때 신생아기의 생존율은 약 50%이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