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1위국’...전문가 상담 적극 활용해야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년여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며 ‘코로나 블루’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코로나 블루란 사회적으로 코로나19에 영향을 받아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지만 지난 2년여간의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 상당수가 일전에 없던 거리두기 정책으로 정서적 고립감을 느꼈고, 이는 우울감과 불안감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결과를 낳았다.

실제로 지난 4월 기준 보건복지부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에서 실시한 상담은 총 233만 건으로 집계됐다. 확진자와 가족들이 주로 호소하는 증상은 불안, 우울, 불면, 신체 증상이다.

국가트라우마센터 심민영 센터장은 “확진자들은 가족 혹은 지인이 감염될지 모른다는 걱정과 함께 격리 생활, 재감염 우려, 타인에게 준 피해, 코로나19 증상 및 후유증에 대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우울증 유병률 1위국... 치료율도 최저
2021년 발표된 OECD 회원국 중 코로나 블루에 대해 조사된 연구에서, 한국의 우울증 유병률은 36.8%로 집계돼 1위를 기록했다. 국민 3명 중 1명은 우울감이 있다고 응답한 것이다. 하지만 우울증 치료가 적극적인 OECD 국가와 비교했을 때, 한국은 우울증을 치료받는 사람이 1/20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한국은 가장 높은 우울증 유병률을 기록하지만 가장 낮은 우울증 치료율을 가진 국가임을 알 수 있다. 우울증에 대해 더 큰 경각심을 갖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선릉숲정신건강의학과 한승민 대표원장은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중증을 앓았거나 입원했던 사람은 경험 자체가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고, 이는 우울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블루로 내원하는 환자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고, 실제로 보건복지부의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서도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민의 자살 생각에 대한 비율이 4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국가 차원에서의 관심과 개입이 몹시 필요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전문가 상담 등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
코로나 블루로 불안, 우울 증세가 지속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인지장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우울증은 불면증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데, 장기간 불면증이 지속될 경우 심장에 부담이 돼 부정맥, 심부전 등 심혈관계 질환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해서는 가벼운 운동을 통해 신체활동을 늘리고, 신체 회복을 위해 충분한 영양 보충, 종합 비타민 섭취, 충분한 수면이 권장된다. 한 원장은 “명상과 같은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울감과 무기력감, 피로감이 지속된다면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을 주저하지 말아야 하고, 필요하면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우리 사회는 정신건강 치료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이 크다. 이로 인해 치료가 늦어져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비교적 편리하게 접근 가능하며 부담감이 덜한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의 전화 상담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대면 상담 또는 전문적인 치료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권역의 트라우마센터를 통해 중장기적인 치료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 블루로 힘들어하는 이의 가족과 지인들은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할까?

심 센터장은 “스트레스 반응에 대한 수용적인 환경을 조성해 걱정과 염려를 공유하고, 이를 정상적인 반응으로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의 스트레스 반응은 충분한 휴식과 지지적인 관계 속에서 회복되지만, 1개월 이상 장기간 지속되거나 증상이 극심할 경우 전문가 상담을 권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제 곳곳에서 일상 회복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는 코로나 블루에 이어, 코로나 회복 이후에 찾아오는 후유증인 ‘롱코비드(Long COVID)’와의 싸움이 예상된다. 코로나로 인해 건강 적신호가 퍼지는 요즘, 몸도 마음도 조기에 관리해서 증상이 심해지지 않도록 건강관리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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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