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한 우리 아이, ADHD일까? 장난꾸러기일까?

▲ 성모누리정신건강의학과의원 한주희 대표원장

그룹 쥬얼리 출신 이지현이 ADHD를 앓고 있는 아들과 육아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ADHD가 가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댄서 가비, 가수 비비 등 많은 연예인들이 ADHD를 고백하며 ADHD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ADHD는 소아정신과에서 가장 흔히 진단 내리게 되는 문제다. 하지만 가정 내에서 단순히 장난꾸러기 또는 호기심이 많은 아이로 치부해 진단 및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는 ADHD일까? 장난꾸러기일까?


ADHD의 증상과 원인, 치료법에 대해 성모누리정신건강의학과의원 한주희 대표원장에게 물어봤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인 한 원장은, 아이가 학업이나 대인관계를 원활하게 유지하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것을 강조했다.

Q. 아동 ADHD의 특징적인 증상은?
A. ADHD(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는 주의산만, 과잉행동, 충동성과 같은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7세 이전의 초기 아동기에 발병하고 만성 경과를 보이며, 학습 및 사회생활 등 여러 기능에 지장을 초래한다. 물론 유아기에는 주의력이 저하되고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에 활발하고 장난스럽고, 키우기 어렵다는 정도로 무심코 지나치는 증상들이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단체 생활을 시작하면서 주목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ADHD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주의력 저하가 있다. 물건을 분실하는 등 부주의한 실수가 잦고, 조직화되지 않고 계획적이지 않다. 또 귀 기울여 듣지 않고, 집중이 필요한 과목을 싫어하는 경향을 보인다.

과잉행동도 대표 증상으로 꼽힌다. 지나치게 뛰어다니거나 기어오르고, 불필요하게 몸을 움직이고, 수시로 꼼지락거리며,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등 마치 모터가 달린 것 같은 행동을 보인다.

마지막 증상으로는 충동성이 있다. 지시를 기다리지 못하고 빠르게 반응하며, 순서를 지키지 못하는 증상을 예로 들 수 있다. 대화에 끼어들거나 불쑥 대답을 하는 행동도 보인다. 또 감정 조절이 어렵고 참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위 증상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전문적인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

Q. 단순히 장난꾸러기인 아동과 ADHD 아동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
A. ADHD 진단의 핵심은 증상이 생활 기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하는 것에 있다. 가령, 장난을 심하게 치지만 숙제를 제시간에 해내는 아이라면, 기능에 손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성인의 경우 기능 손상의 영역을 주로 직업적 영역에서 평가하게 된다면, 아동의 경우 학교생활 내에서의 수행을 판단하게 된다.


이는 학업적 수행과 사회적 영역도 포함한다. 장난꾸러기이지만 친구 관계를 잘 유지하는 아이인지, 장난을 치면서도 자기 할 일을 제대로 수행하는 아이인지 판단하는 것이다. 판단이 어려울 경우 전문적인 주의력 검사를 해봐야 한다. 또래 연령을 규준으로 주의력 검사를 시행하면 아이의 집중도를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Q. 아동 ADHD 유발 원인은?
A. ADHD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의 신경생물학적 원인을 결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뇌에는 집중력과 충동성 등을 관장하는 부위가 있는데 이는 ADHD 증상을 유발하는 것과 가장 연관이 깊다. 연구에 따르면 ADHD를 진단받은 사람의 경우 뇌의 크기가 3~5% 작다는 보고가 있다. 인지 조절 네트워크의 기능 저하와 주의력을 조절하는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 회로의 기능 저하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뇌 내 신경전달물질 가운데 도파민은 주로 실행 기억과 계획 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또 노르에피네프린의 경우 자극의 선별과 선택, 집중의 분배, 유지를 담당한다. 이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기능 및 분비 저하로 ADHD의 특징적 증상들이 발생하게 되므로 ADHD 치료는 위의 신경전달물질을 목표로 시행하게 된다.

이외에도 유전적 요인, 임신 및 출산과 관련한 환경적 요인, 사회심리적 환경 등의 환경적 요인, 독성 물질이나 감염, 외상 등의 원인도 꼽을 수 있다.

Q. ADHD 치료법은 어떻게 되나? 완치가 가능한가?
A. ADHD 증상은 생물학적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생물학적 치료 중 하나인 약물 치료가 기본이 된다. 약물 치료는 경과에 따라 기간이 달라진다. 보통 1~2년 정도 약물치료를 진행하는데, 사춘기 발달까지 5년 이상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완치라는 단어는 외과적 수술 등으로 완벽한 처치가 가능한 경우를 일컫는다. 신경과적 혹은 발달적 증상에는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다. 사춘기를 거치면서 뇌가 점점 성장하고 전두엽 발달을 마치는 시기까지는 호전의 가능성이 있고, 완전히 교정될 가능성도 있다.

Q. ADHD를 일찍 치료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
A. 주의력 저하와 충동성, 과잉행동 등의 행동 문제는 학습 및 대인관계에 많은 영향을 준다. ADHD 아동은 집중력 저하로 수업 시간에 지적을 받거나, 학업 수행이 저하되거나, 충동성으로 또래 관계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부정적 피드백이 쌓이면 자존감도 계속해서 낮아진다. 일찍 치료를 받을수록 증상으로 인한 2차적 영향을 줄일 수 있다.


또 전두엽 발달을 촉진하는 과정이 뇌 발달을 돕고, 집중하는 뇌로 훈련하는 것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만약 발달이 끝난 시기에 진단을 받게 된다면 발달 촉진 등의 치료적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또한 학령기 증상으로 인한 부정적 결과가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정서적, 대인관계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치료는 굉장히 중요하다.

Q. 자녀가 ADHD 진단을 받은 경우, 부모가 어떤 태도로 양육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A. 자녀의 증상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에게 지시했을 때 한 번에 수행하지 않는 것, 행동을 제지해도 듣지 않고 반복하는 등의 태도는 대표적인 주의력과 충동성의 증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녀의 행동은 부모에게 반항하는 태도로 오해를 사기 쉽다. 아이의 집중이 저하되고 행동 조절이 되지 않는 것은 증상일 뿐이며 아이의 마음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행동을 증상으로 이해하고 배려해 상호작용을 한다고 가정하면, 한 번에 많은 것을 지시하기보다 짧고 간단하게 지시하는 것이 도움 된다. 충동적인 행동 제지를 위한 규칙을 만드는 등 구조화를 함께 노력해 볼 수도 있다. 이를 위해 적절한 아이 상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이러한 상호작용을 하면서 서로 신뢰가 생길 수 있다. 이는 지적만 받고 혼나던 아이의 입장에서도 성취감을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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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