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신경세포 가지돌기 가시 중 일부의 모양을 조작하면 약물 중독 조절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김정훈 교수 연구팀은 중격측좌핵에서 발현하는 단백질을 인위적으로 조작해 가지돌기 가시의 변화를 유도했고 정신신경 자극제가 야기하는 약물 중독 반응의 발현을 억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신경화학회 학술지 신경화학저널(Journal of Neurochemistry)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기초연구실지원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뇌 안에 위치한 대뇌 보상회로를 자극하면 쾌감이 만들어져 특정 행동을 반복하고자 하는 동기가 생긴다. 중독성 약물은 보상회로에 과도한 쾌감을 비정상적으로 유도하고, 결국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병적 중독상태에 이르게 한다.
가지돌기 가시는 신경세포 간 신호전달에 있어 매우 중요하고, 새로운 행동의 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독성 약물이 대뇌 보상회로 내 가지돌기 가시에 양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은 기존에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가지돌기 가시의 다양한 형태에 따른 질적인 변화와 약물 중독과의 관련성을 심도 있게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먼저 실험용 쥐에게 정신신경 자극제인 암페타민을 반복적으로 투여해 중독의 대표적인 증상인 ‘행동민감화 반응’을 유도했다. 이들 쥐에서 중격측좌핵의 가지돌기 가시 중 일부 얇은 가시가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가지돌기 가시의 성숙도를 조절하는 라딕신이란 단백질의 인산화를 모방한 돌연변이 유전자를 바이러스를 통해 중격측좌핵에서 과발현시켰다. 그 결과, 암페타민 행동민감화 발현이 억제됐고, 중격측좌핵 내 가지돌기 가시 중 얇은 모양의 가시 상당수의 몸길이가 길어져 있었다.
이번 연구는 중독성 약물에 의해 중격측좌핵의 가지돌기 가시에 질적인 형태 변화가 나타나며 이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면 중독 행동의 발현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과 함께 이 과정에서 라딕신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라딕신의 가지돌기 가시 조절 작용 기전과 중독 행동에서의 역할을 보다 심도있게 연구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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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