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 변재형, 이종주의 2인전 ‘암중모색(Thinking In The Dark)’展이 인사동 갤러리 단디에서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개최된다.
도자공예에서는 지역 재료와 그를 바탕으로 한 전통적인 기술이 절대적인 불문율과 다름없으며 지역적 특색이 ‘전통’이라는 이름하에 한국도예라는 명분으로 확고히 유지되고는 한다. 두 작가는 이번 전시 ‘암중모색’展에서 그 확고한 불문율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고자, 그동안 도전하면서 연구한 결과물을 선보인다.
변재형 작가와 이종주 작가는 우리나라의 과도한 석영질의 성분과 나트륨 기반의 한국 도석과 장석을 토대로 1300도 이상의 고온 소성이 가능한 경질의 백자 소지를 만들었다. 또한 이를 위해 특별한 번조프로그램을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고온의 소성환경에 견디면서도 오염에 강하고 견고한 유약을 활용해 커트러리 마킹(쇳자국)이 나지 않는 데 성공했다.
변재형 작가와 이종주 작가는 2019년부터 꾸준하게 교류해왔다. 각자가 실험한 연구의 방향성이 결국 같은 길로 그들을 인도했으며, 초창기의 다소 무모하고 누구나 꺼리던 괴이한 도전과 실험들이 지금은 제법 안정적인 결과들을 낳고 있다. 그리고 현재에는 충분히 안정적으로 물건을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정리 및 표준화가 끝난 상태이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현시점에서 두 작가가 직면한 상황을 대변한다. 이들은 코로나19라는 깜깜하고 막막한 상황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에 실시된 개인전을 무사히 마쳤으며, 쉬지 않고 작품 활동에 매진한다. 이종주 작가는 이러한 시국일수록 긴 막막함 속에서 고민하면서 쌓아 올린 결과물들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 말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기존의 실험적인 작업보다는 고온경질백자를 바탕으로 모두에게 공유할 수 있는 안정성에 보다 초점을 둔 결과물이 주를 이룬다. 양구 백토마을 입주 작가로 활동 중인 이종주는 양구도석을 기반으로 만든 경질백자를 1320도에 소성하는 작업을, 변재형은 부여 장석과 인성 장석, 경주 도석 등 한국의 장석과 도석을 기반으로 만든 경질백자를 1320도에 소성하는 작업을 내보일 예정이다.
암진모색 전에서는 고온경질백자라는 공통분모 안에서 두 작가의 상이한 개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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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