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의사에게 가장 좋은 환자는?

도움말: 김경수 열린사랑의원 원장

▲ 김경수 열린사랑의원 원장

현대인들이 앓는 만성 난치성 질환은 잘못된 식생활에 의한 영양 불균형과 환경오염으로부터 오는 독소 노출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찰과 혈액검사를 통해 독소와 영양 불균형을 확인하고 해독과 영양의 균형을 맞춰 줘 인체가 스스로 치유하도록 돕는 것이 ‘자연 통합의료’의 핵심이다.

환자마다 진찰 소견과 검사 결과에 따라 맞춤형 프로그램을 짜고 정성어린 치료를 하지만 치료 결과는 환자마다 다 다르게 나온다. 필자는 구조와 기능, 의식이라는 삼원론에 입각해서 인체를 바라보고 각각의 불균형을 맞춰 주는 의료를 하고 있는데, 이 세 가지 중에서 의식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가 잘 굴러가려면 여러 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 첫째는 구조적인 결함, 즉 차체의 결함이 없어야 한다. 조금 틀어진 회전축은 훗날 실제 주행 중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조적으로 축의 1cm의 오차는 도로 위에서는 1미터 혹은 10미터의 오차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구조적으로 결함이 없는 자동차여야 하며, 핵심 부품들과 보조 부품들이 잘 정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좋은 휘발유를 사용하는 것이다. 불순물이 있거나 안 좋은 기름이 섞인 유류를 주유할 시 엔진이 망가지게 된다.

세 번째는 차를 운전하는 운전자의 의식이다. 어린아이이거나 술에 취해 있다거나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이 운전을 하면 끔찍한 상황이 초래된다. 운전자가 바른 정신을 가지고 바른 목표를 세운 다음 정확한 지도를 따라가야 목적하는 곳에 안전하게 도달할 수가 있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인체 또한 구조적으로 균형이 잘 맞춰져 있어야 한다. 균형 잡힌 구조에서는 각 장기들의 혈액순환이 원활하다. 척추가 비틀어져 있으면 그 척추가 지배하는 영역의 근골격은 물론이고 장기에도 영향을 미쳐 신경과 혈관의 흐름이 막혀 버린다. 결국 혈액순환이 안돼 배출되어야 할 독소가 쌓이게 되고 그것은 질병으로 이어진다.

체내 기능적인 불균형은 독소를 제거해주고 결핍된 영양을 채워주면, 몸은 스스로를 치유하는 시스템을 가동시킨다. 그런데 이런 구조적이고 기능적인 치료를 하더라도 그 사람의 의식에 의해서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의사는 치유의 길을 안내하는 안내자다. 어디로 어떻게 가야 건강에 이르는지를 안내하는 의료인이라면 환자의 의식을 중요하게 살펴봐야 한다.

필자가 의식의 중요성을 깨달을수록 우리 전통철학의 삼원론에서 중요한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삼원론에 입각해 인체를 바라보면, 인체는 세 가지의 몸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눈에 보이는 육체고, 두 번째는 눈에 보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에너지체, 세 번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체가 바로 그것이다.

육체는 땅에서 왔기 때문에 살아가는 동안 땅의 기운, 즉 지기와 맞닿아 있다. 영양의 균형이 잘 잡힌 좋은 음식과 좋은 터전에서 살아야 육체적 건강을 유지할 수가 있다. 두 번째 에너지체를 혼이라하고, 세 번째 정보체를 영이라고 하는데 이 둘을 합쳐서 영혼이라고 부른다.

육체적 수명이 다 되어서 죽었을 때, 땅에서 온 육체는 땅으로 돌아가고 영혼은 본래의 자리로 돌아간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고인의 죽음을 ‘돌아가셨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본래의 자리를 상징적으로 하늘이라고 표현한다. 육체는 땅의 기운을 먹고 살고 이것을 지기라고 한다. 영혼은 하늘의 기운, 즉 천기를 먹고 산다. 하늘과 땅이 융합되어서 사람이 된다. 천지인의 합일이 바로 사람인 것이다. 우리 전통 철학을 담은 가장 오래된 경전인 천부경에서는 ‘인중천지일’이라고 ‘사람 안에 하늘과 땅이 내재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대인들이 앓는 질환의 대부분은 오염된 환경으로부터 오는 독소와 산업화된 농법으로 생산된 먹거리의 영양 불균형이 원인이다. 이것은 땅의 기운 즉, 지기의 결함이라 말할 수 있다.

해독과 영양치료를 주로 하는 자연 통합의료를 하는 필자에게 가장 좋은 환자는, 바로 이 지기만 채워주면 치료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환자이다.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을 20년간 약으로 다스려 온 73세 남자 환자가 본원을 찾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갑작스런 기침과 가래, 고열 증세로 응급실에 실려간 뒤 코로나19 진단을 받았다. 이후 사경을 헤매다 현대의학적 치료를 통해 완치됐고, 후속 관리를 위해 본원을 찾은 것이다.

그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11세에 기독교인이 되어서 맨몸으로 상경을 했다. 어린 나이에 타향에서 노숙자 생활을 하며 온갖 고난과 어려움이 많았지만 끝내 극복하고 자수성가를 한 것이다.

그는 안경업계에서 전국 1~2등을 다투는 사업체를 운영, 안정적인 재정을 이룩한 뒤에 전국 및 세계 각지로 부흥강사로 다니며 기독교 정신을 전파하고 있다. 삼원론에 입각하면 ‘영혼의 건강을 이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가난한 삶을 살아오면서 고추장과 된장, 김치만을 평생 섭취하며 식생활에 소홀한 탓으로, 내원했을 당시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은 물론 면역력이 떨어져 육체적인 건강이 무너져 있었다.

치료를 위해 몸에 쌓인 독소를 빼주고 부족한 영양결핍을 채워줬다. 그러자 치료 시작 불과 2주만에 인슐린과 고지혈증약을 끊고 당뇨약과 혈압약은 줄여도 될 정도로 빠르게 육체적 건강을 회복했다. 이렇게 영과 혼이 건강한 자가 의사에게는 가장 좋은 환자이다.

영혼이 건강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인체를 자동차에 비유했을 때 운전자가 바른 지도를 가지고 자동차가 가야 할 곳을 정확히 알고 가는 것을 영혼이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참고로 어느 특정 종교를 지지하는 것이 아닌 보편성을 띈 영혼의 건강을 말하는 것이다.

그것이 어떤 종교를 통하던지 기도와 명상을 하고 수행하면서 바른 목표를 가지고 가는 것이 영혼이 건강하다고 할 수 있다. 영혼이 건강한 사람이 의사에게는 가장 치료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좋은 환자이다.

여러분은 육체와 영혼, 두루 다 건강한 사람인지 자기 자신에게 한번 물어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터전에 살며 기도와 명상을 하고 수행하면서 자신의 영혼이 가야 할 길을 잘 알고 간다면, 육체와 영혼이 두루 건강한 사람이 될 것이다.

이것이 필자가 추구하는 전인 의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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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