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세종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응래 과장

일반적으로 ‘소아심장 수술’이라 부르는데, 부정확한 용어”라며 “선천적인 기형을 모르고 살다가 성인이 된 후 수술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선천성 심기형 수술’이라 부르는 게 맞다.
현재 대한민국의 선천성 심장병 치료 역량은 세계적 반열에 올라있다. 제때 치료만 한다면 거의 모든 질환에서 정상적인 성장과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그러나 심장병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편견이 여전히 존재해 환자 본인 혹은 보호자가 스스로 삶을 위축시키고 날개를 꺾어버리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이런 두려움·편견을 깨고자 지난 2024년 선천성 심장병 수술을 받은 환아들과 보호자, 의료진이 함께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를 등반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선천성 심장병 환자는 치료한 뒤 의료진과 함께 꾸준히 건강관리와 운동을 하면 얼마든지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선천성 심장병이란 보통 3~8주기 태아일 때 심장 형성과 발달 과정 중에 문제가 발생해 출생 시 심장의 기형 및 기능 장애를 나타내는 질환이다.
다양한 선천성 심장병 중 좌심실과 우심실 사이 벽(중격)에 구멍(결손)이 생긴 심실중격결손(VSD)의 발생 빈도가 가장 높다. 그리고 심방중격결손(ASD), 팔로사징, 폐동맥 협착 등의 빈도순으로 보고되고 있다.
선천성 심장병에는 정말 다양한 진단이 존재한다. 2개 이상 진단이 같이 조합됐거나, 같은 진단 내에서 기형의 종류도 천차만별로 다르기에 일괄적인 치료법을 적용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동일한 얼굴이 없듯 똑같이 생긴 심장도 없다. 개인별 맞춤 치료를 하는 게 이상적인 방법이다.
심장은 좌우 2개의 심장으로 이뤄졌다. 우심방·우심실로 이뤄진 오른쪽 심장은 폐로 가는 혈류를 담당하고, 좌심방·좌심실로 이뤄진 왼쪽 심장은 전신으로 가는 혈류를 담당한다. 그리고 오른쪽과 왼쪽은 중격으로 나뉘어 있어 서로 분업하게 된다.
가장 흔한 심기형인 중격결손은 바로 이 벽에 구멍이 있어 혈액이 좌우로 건너다니는 상황을 말한다.
통상 왼쪽 심장의 힘이 더 강해서 구멍을 통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혈액이 넘어가게 된다. 이 때문에 오른쪽 심장 입장에서는 본래 해야 하는 일보다 많은 양의 혈액을 처리해야 하기에 심비대, 폐동맥 고혈압, 폐렴 등의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반면 왼쪽 심장 쪽에서는 전신으로 보내야 하는 혈액의 양이 감소해 성장 부진의 원인이 된다.
이밖에 결손 주변에 판막이 있다면 강한 혈액 흐름에 미세한 손상을 받아 흉터가 생기면서 판막의 변형과 기능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결손 위치에 따라 수술적 접근 방식이 다르다. 대부분 중격결손은 우심방 절개를 통해 교정하게 되고 판막하형, 일부 근성부형의 경우 폐동맥이나 심근절개를 통해 접근한다.
심장과 폐는 생명에 직결되는 중요한 장기이기에 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튼튼한 뼈가 갑옷처럼 둘러싸고 있다. 양쪽 옆구리는 갈비뼈에 의해 보호되고 가슴 중앙부는 직사각형 모양의 흉골에 의해 보호된다.
전통적인 심장 수술은 흉골을 세로로 길게 절단해 심장에 접근하고 이를 정중 흉골 절개라고 한다. 그래서 가슴 중앙에 흉골 길이의 80~100% 정도 절개 흉터가 생기게 된다.
수술 기술과 장비가 발전하면서 보다 다양한 필요성에 맞춘 수술 방식이 개발되고 있다. 절개 범위를 줄여 흉터를 최소화하고 회복을 빠르게 하는 방안으로 도입된 것이 일명 ‘최소침습 접근법’으로 질환과 환자, 체중 등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적절한 절개 위치를 선택하게 된다.
정중 흉골 절개와 최소침습 접근법은 각기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정중 흉골 절개는 하나의 큰 절개창을 통해 심장을 직접 만지면서 수술을 시행하기 때문에 수술 시간이 짧고, 예상하지 못한 응급 상황에도 대처가 수월하다. 반면, 잘 보이는 부위에 큰 흉터가 남고 절단했던 뼈(흉골)가 붙을 때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최소침습 접근법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늑골 사이 개흉은 옆구리 쪽에 작은 절개창을 만들고 특수한 수술기구를 사용해 원거리에서 수술을 시행한다. 절개창이 작기 때문에 인공심폐기의 적용, 카메라 삽입 등을 위해 사타구니, 겨드랑이, 옆구리 등에 1~2㎝ 정도의 작은 절개창들이 추가로 필요한 경우가 많다.
최소침습 접근법은 뼈를 절단하지 않기에 회복 기간이 빠르고 흉터가 숨겨져 잘 보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수술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고(일반적으로 30분~1시간가량 추가), 예기치 못한 응급 상황이 발생해 대처가 힘들 경우에는 정중 흉골 절개를 추가로 시행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두 수술 방식 모두 입원 기간은 크게 차이 없으며, 퇴원 후 일상생활도 원활히 할 수 있다. 다만 상체를 쓰는 활동이나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침습 방식이 복귀가 조금 더 빠르다.
최소침습 수술이 가능한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병변의 위치와 필요한 치료 술기다. 심장 및 주요 혈관 구조, 연령·체중, 심장 기능·전신 상태, 수술 장비 등도 고려사항이다. 이 모든 게 톱니바퀴처럼 짜임새 있게 맞춰질 때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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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