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계절 변화에 몸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면역력이 저하되고 각종 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시기다. 특히 어린 아이의 경우 성인에 비해 면역체계가 덜 발달돼 있기 때문에 잔병치레가 잦다. 실제로 여름철 소아과는 어린이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특히 냉방기 사용이 많아지면서 실내외 온도차로 인한 열감기 발생률이 급증한다. 여름 감기는 고열과 두통, 복통, 설사, 구토 등의 증상과 함께 찾아온다. 열이 오르면 흔히 감기라 여기고 해열제, 감기약 등을 복용하는데, 약을 먹어도 열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다른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열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으로 '가와사키병'이 있다. 가와사키병은 전신의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급성 혈관염으로, 5세 이하 아이들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서 많이 발병하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바 없다.
열감기와 구분되는 가와사키병의 증상은 5일 이상 지속되는 고열이다. 갑작스럽게 열이 오르고 해열제로 완화되지 않는다. 이 외에 주요 증상으로 ▲눈곱이 끼지 않는 결막충혈 ▲손발 부종 및 통증 ▲입술, 혀가 빨개지는 증상 ▲림프샘 부종 ▲피부 발진 등이 있다.
가와사키병은 조기 치료가 필수적인 질환이다. 감기로 오인해 방치하게 되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가와사키병은 후천적 심장병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관상동맥이 확장되는 관상동맥류가 발생하고, 일부 환자의 경우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병 후 10일 이내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급성기에는 면역글로불린, 아스피린을 투여해 전신의 염증을 줄이고 열을 떨어뜨린다.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심장 검사를 통해 합병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가와사키병은 예방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초기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합병증 없이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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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