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여드름에 치약을 바르면 낫는다?

참진한의원 이진혁 원장

▲ 참진한의원 이진혁 원장

한 환자분께서 치약이 여드름을 건조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진실 여부를 문의하셨다.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찾아본 결과, 다음과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치약 여드름 치료’ 속설은 왜 생겨났을까?
이러한 민간요법이 알려지게 된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 사이 쿠로쉬 교수가 “치약은 박테리아를 살균하는 성분이 있어 이론적으로 여드름을 가라앉힐 수도 있다”고 언급한 내용이 와전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아만다 사이프리드, 셀레나 고메즈, 지지 하디드 등 해외 유명 배우라 모델들이 과거에 피부에 사용한 경험을 밝혔다는 사실이 대중의 관심을 끌었을 수 있다.

물론 치약에 들어있는 하이드로젠 페록사이드 성분은 여드름을 건조하는데 효과가 있을 수 있고, 트리클로산 성분은 박테리아 살균 효과가 있다. 함유된 멘톨 성분은 일시적으로 염증의 붓기를 완화시킬 수도 있다.

치약, 여드름 치료에 권장되지 않아
그러나 치약에는 이 외의 다른 성분이 훨씬 많다. 치약은 단단한 치아를 청결하게 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그보다 연약한 피부에는 너무 자극적이다. 불소는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고, 치약의 산성도는 피부 장벽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사디 쿠로쉬 교수 역시 “지금처럼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었을 때 치약을 쓴 것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는 여드름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의학적 치료법과 약물이 존재한다. 더구나 박테리아를 살균하는 성분인 트로클로산은 요즘 대부분의 치약에 포함되어 있지도 않다.

결론적으로, 여드름에 치약을 바르는 행위는 일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피부에 자극을 줘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여드름은 단순한 피부 문제가 아닌, 적절한 치료를 통해 훨씬 빠르게 호전될 수 있는 피부 질환임을 기억하고,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보다는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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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