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인 없이 찾아온 질환은 치료법을 찾기가 어렵다. 뇌혈관질환인 '모야모야병'이 그러하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워 완치 가능한 약물이나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모야모야병은 뇌의 주요 혈관인 내경동맥이 점점 좁아지면서 뇌에 혈류가 부족해지는 질환으로, 1957년 일본에서 처음 발견됐다. 부족한 혈류를 보충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모세혈관을 생성하는데, 이 모습이 마치 연기(일본어로 '모야모야')가 피어오르는 것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모야모야병은 주로 어린이와 30~40대 성인에게서 발생하며, 연령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어린이의 경우 뇌혈관이 막혀 각종 허혈성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일시적 마비 증상과 허혈 발작, 경련, 심한 두통, 어지럼증,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 등이 발생하며, 초기 증상은 울고 난 뒤나 과격한 운동을 한 후 과호흡 상태가 될 때 발현된다.
성인의 주된 증상은 뇌출혈로, 두통, 의식 저하, 시력 및 언어 장애, 인지 기능 저하, 감각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성인은 어린이에 비해 병의 진행 속도가 느리지만, 뇌출혈이 발생하면 갑작스럽게 응급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모야모야병은 뇌졸중,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치료 없이 방치하면 심각한 뇌 손상을 초래하며 생명까지도 위협한다. 최근에는 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모야모야병 환자는 2018년 1만1860명에서 2023년 1만7459명으로 5년간 47.2% 증가했다.
모야모야병은 조기 진단과 적절한 관리가 중요하다. 가족력이 있다면 증상이 없어도 미리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모야모야병은 MRI, 뇌혈관조형술 등을 통해 진단하며, 완치보다는 증상을 관리하고 진행을 막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다. 무증상이라면 경과를 지켜보지만, 증상이 보일 때는 약물치료나 수술치료로 합병증을 예방한다. 혈류 저하가 심하다면 수술적 치료가 권장된다. 수술 치료는 ▲혈관과 혈관을 직접 연결해 혈류량을 늘리는 '직접 혈관 문합술'과 ▲두피의 혈관을 분리해 뇌 표면에 접촉시킨 뒤 해당 혈관이 자라 뇌에 피를 공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간접 혈관 문합술'이 있다. 특히 간접 혈관 문합술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치료에 많이 활용된다.
모야모야병은 뇌 속 시한폭탄과도 같다. 자연 회복이 어렵고 완치가 불가한 질환으로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정기적인 검진은 물론 규칙적인 운동, 저염식 식단, 금연, 절주 등 생활습관 개선으로 뇌혈관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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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