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인플루엔자의 원인부터 치료까지

녹색병원 가정의학과 정혜진 과장

▲ 녹색병원 가정의학과 정혜진 과장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이다. 초기에는 감기와 증상이 유사하고 우리말로 독감이라고도 부르기 때문에, 감기와 비슷한 질환이라고 착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아니다.

매년 전 세계 인구의 10%가량이 인플루엔자에 걸리며, 이 중 약 50만 명의 사람들이 사망하는, 치사율이 높은 질병이다.

원인&전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4가지 타입(A~D) 중 3가지 타입(A,B,C)이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다. 그 중에서 타입 A와 B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일으키며, 이들은 주로 추운 날씨에 쉽게 전염되는 경향이 있어 계절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라고 부른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는 많은 수의 아형들이 있는데, 일부는 조류, 가금류, 돼지에도 감염을 일으켜 해당 지역의 풍토병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바이러스의 RNA 복제 시에는 오류가 많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형돼 다양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바이러스는 특별한 형태로 극한 환경이나 공기중에서도 생존할 수 있어 감염력이 높다. 바이러스의 전파는 감염된 사람이 기침을 할 때 배출하는 침방울과 에어로졸을 통해 1~2m 정도의 짧은 거리에서 사람과 사람을 통해 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농도는 감염 초기와 감염 1~2일까지 최고로 높다가 3일 이후부터 점차 감소한다. 그러나 어린아이, 면역저하자, 인플루엔자에 심하게 감염된 경우에는 짧게는 1주에서 길게는 수개월까지 바이러스를 퍼뜨릴수도 있다.

증상&진단
계절성 인플루엔자의 임상 증상은 무증상 혹은 단순한 상기도 감염 증상(기침, 콧물, 가래, 인후통)부터 중증 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심한 증상까지 매우 넓은 범위를 포함한다. 인플루엔자의 특징은 발열, 오한, 근육통, 피로감, 두통이 갑자기 생기며 마름 기침, 인후통, 콧물과 같은 상기도 감염 증상을 동반하는 것이다.

급격한 고열은 인플루엔자의 매우 특징적인 증상이지만, 노인과 면역저하자에서는 열이 나지 않기도 한다. 소아가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구역, 구토, 설사, 복통과 같은 위장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인플루엔자 증상은 대부분 3~7일 이내에 호전되지만, 고령의 환자나 만성 폐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기침과 피로감이 2주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한편, 인플루엔자는 다양한 호흡기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소아의 경우 크룹(급성폐쇄성후두염), 세기관지염, 중이며 등이 생길 수 있고, 모든 연령대에서 폐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에는 호흡부전, 급성 호흡곤란증후군, 패혈성 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노인, 임신부, 어린이, 면역저하자 등에서는 합병증 발생 위험으로 인해 인플루엔자 감염 시 입원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인플루엔자를 겉으로 보이는 증상만으로 진단하려고 하면 오진하기 쉽다. 다른 상기도 감염 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혼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플루엔자 진단검사도구를 활용하면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증상이 시작된지 4일 이내에 비인두 혹은 구인두에서 적절한 양의 검체를 수집해야 한다. 코로나19 진단검사키트처럼 생긴 인플루엔자 신속항원검사키트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단백질을 빠르게 검출할 수 있지만 정확도는 다소 떨어진다. RT-PCR(유전자 증폭)검사는 소량의 입자를 증폭시켜 검사하므로 정확도가 높지만 20분~수 시간 뒤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신속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치료&예방
인플루엔자의 치료약은 인플루엔자 A와 B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로 증상이 시작된 후 가능한 빨리 투여할수록 효과가 좋다. 약물은 감염된 호흡기 상피세포에서 바이러스가 번식하는 것을 억제한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물(오셀타미비르)을 증상 발병 후 2일 이내에 투여한 경우, 인플루엔자 증상 지속 시간이 약 18시간 감소하고 중이염의 발생 위험이 약 34%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러나 메스꺼움과 구토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단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셀타미비르는 합병증의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 투여할 경우 병원 입원을 76%나 줄일 수 있으며, 질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증상 발현 2일 후라도 약물을 투여할 것을 권고한다.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에 감염을 예방하기위해서는 손씻기와 같은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감염된 사람은 가능한 빨리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며, 전염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기침예절을 지켜야 한다. 또한, 밀폐된 공간을 시간당 6~10회의 환기를 하며,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이 나타난 사람은 격리 공간에 머무르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매년 가을에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작년에 맞았던 백신은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력이 약해지며, 해마다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항원의 종류가 바뀌므로 매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WHO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특성을 분석한 뒤, 북반구와 남반구에 대해 1년에 두 번씩 백신 구성을 제안한다. 이를 바탕으로 인플루엔자 백신을 제조하며, 많은 나라에서 불활성화된 인플루엔자 A바이러스 두 가지와 인플루엔자 B바이러스 두 가지를 포함한 4가 백신을 접종한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6개월 이상 소아와 노인, 임산부에게도 안전하며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접종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 심장혈관질환자, 면역저하자도 인플루엔자에 감염 시 합병증과 치사율이 높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예방접종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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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