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여름철 샌들이 발 모양을 바꾼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숨 막히는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발이 답답한 운동화보다 공기가 통하는 샌들과 슬리퍼를 찾게 된다. 샌들, 슬리퍼를 자주 착용하는 여름철은 족부 질환 발병률이 크게 늘어나는 시기다.

발가락 변형을 일으키는 '무지외반증'은 여름철 샌들의 장시간 착용으로 발생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져 엄지발가락 관절의 뼈가 돌출되고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발가락이 15도 이상 휘어진 경우 무지외반증으로 진단한다. 통계상 여름철인 7~8월에 무지외반증 환자가 평소보다 20% 정도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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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외반증 원인은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으로 나뉜다. ▲선천적으로 평발, 넓적한 발, 원발성 중족골내전증인 경우 ▲후천적으로는 불편한 신발 착용이 있다. 무지외반증의 70%는 후천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엄지발가락을 조이거나 굽이 높은 신발 △굽이 얇고 평평하며 뒤축이 없는 신발 등을 장시간 착용하면 무지외반증이 생길 수 있다. 샌들은 보통 굽이 얇고 평평하며 뒤축이 없어 신체 무게를 얇은 스트랩으로만 지탱하게 된다. 이로 인해 앞볼에 과도한 무게가 실리고 엄지발가락을 압박해 발 변형을 초래한다. 여름철 신발인 조리는 굽이 없지만 밑창이 얇고 딱딱해 충격 흡수가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조리 역시 장시간 착용시 발 건강에 좋지 않다.

무지외반증은 외형적인 변형은 물론, 통증을 비롯해 기능적인 문제까지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다. 무지외반증이 심해지면 돌출된 엄지발가락 뼈에 지속적인 자극이 가해지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에 힘을 빼고 걷게 된다. 보행 시 엄지발가락에 체중의 약 60%가 실리는데, 엄지발가락에 체중을 싣지 않고 발바닥 바깥쪽에 힘을 주게 되면 보행 불균형이 나타나면서 무릎 관절염, 허리디스크 등 2차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외에 지간신경종도 나타날 수 있다. 지간신경종은 발가락으로 가는 신경이 발가락 뿌리 부분에서 압박되면서 혹처럼 커진 상태를 말한다. 무지외반증으로 보행 불균형이 생기면 다른 발가락 신경이 압박을 받아 지간신경종을 유발한다. 지간신경종은 발 앞꿈치 통증과 발가락 사이에 화끈거리고 저리는 통증 등을 일으킨다.

무지외반증과 지간신경종 모두 불편한 신발 착용에서 비롯된다. 발 건강을 위해서는 샌들, 슬러퍼의 장시간 착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다만 더운 날씨에 여름 신발을 피할 수는 없기에 5cm 이하의 굽에 볼 넓은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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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외반증이 진행된 상태라면, 초기에는 보조기를 착용해 발가락 변형이 더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우선이다. 단 통증이 심각해 일상생활이 불가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권장된다.

수술은 돌출된 뼈를 잘라서 원래 위치로 교정한 뒤 뼈가 붙을 때까지 고정해 놓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술 후에도 불편한 신발을 착용하면 다시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고, 족욕, 마사지, 스트레칭 등을 통해 발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발은 제2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중요한 신체 부위다. 발 건강을 잃으면 신체 균형이 무너지고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족부질환 발병률이 높은 여름철에는 발 상태를 수시로 살피며 발 건강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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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