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배와 디저트배는 따로 있다는 속설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한 후 디저트를 찾는다. 특히 입 안을 개운하게 가시어 내는 과일은 최고의 디저트다. 또 건강을 위해 과일·채소 섭취가 권장되는 가운데 사람들은 일부러 과일을 챙겨먹기도 한다. 실제로 과일에는 비타민C, 엽산, 칼륨, 식이섬유 등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만성질환 에방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잘못 섭취하면 오히려 독이 된다.
식후에 먹는 과일은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다. 밥을 먹은 후 과일을 섭취하면, 앞서 섭취한 음식물이 소화될 때까지 과일은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고 오랫동안 위장에 머무르게 된다. 과일은 대부분 단당류로 구성돼 있어 위가 아닌 소장에서 소화, 흡수되기 때문에 위를 거쳐 소장으로 내려가야 한다. 하지만 위장에 음식물이 가득한 상태에서는 과일이 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이 때 과일에 함유된 타닌산이 음식물 속 단백질과 결합해 소화불량을 유발한다. 또 당이 발효되면서 가스를 형성해 속이 더부룩해질 수 있다.
식후에는 몸에서 혈당을 낮추기 위한 인슐린이 분비되는데, 과일을 섭취하면 혈당이 다시 올라가면서 인슐린 분비가 과도하게 증가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당뇨병, 비만 발생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당뇨병 환자라면 식후에는 과일 섭취를 삼가야 한다.
과일은 식후보다는 식사 1~2시간 전 공복 상태에서, 또는 식사 2~3시간 후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식사 1시간 전에 과일을 먹으면 포만감이 생겨 식사량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과일의 하루 권장량은 100~200g 정도로, 하루 2회 나눠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혈당 관리에는 베리류, 감귤류, 사과 등 GI지수가 낮은 과일들이 도움이 된다. 여름철에 많이 찾게 되는 수박은 GI지수가 72로 높은 편에 속한다. 혈당 상승을 막기 위해서는 식후 섭취를 피하고 과다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또 과일은 말리거나 갈아마시기보다는 생과일로 껍찔채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과일을 말리면 당도와 열량이 높아지고, 과일을 갈아 섭취하면 당 성분이 몸에 빨리 흡수돼 당뇨병, 지방간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과일은 올바르게 섭취할 때 효능이 배가 된다. 적절한 시간대에 적정량을 섭취하면 맛도, 건강도 모두 챙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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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