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를 받아도 잘 낫지 않는 ‘이석증’, 이유는?

▲ 잠실아산이비인후과 임현우 원장

이석증은 평형 기관인 반고리관 내의 이석이 이탈하는 질환으로, 빙글빙글 도는 어지럼증이 나타납니다. 이석증의 재발률은 1년 안에 13~48%로 매우 높은 편이다. 잠실아산이비인후과 임현우 원장과 함께 반복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호전되지 않는 이석증에 대해 알아본다.

Q. 이석증은?
A. 이석증은 귀 안의 이석기관에서 떨어져 나온 이석이 반고리관으로 들어가서 전정기관을 자극하고, 자극받은 전정기관이 안구를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게 되면서 생기는 어지럼이 이석증이다. 극심한 어지럼을 일으키지만 이석이 반고리관으로 들어간 길을 따라서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갈 수 있게만 해주면 쉽게 해결되는 병이다.

Q. 이석증은 치료해도 잘 낫지 않나?
A. 이석증은 치료가 어렵지 않은 질환이다. 이석증이 있을 때 발생하는 눈의 움직임을 몇가지만 알고 있다면, 전정기관의 해부와 생리를 모르는 의사나 일반인도 이석증을 치료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석증이 잘 치료되지 않고 계속 지속되는 문제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정말 많다. 치료를 받아도 잘 낫지 않는 이석증은 이석증이 아닌 경우, 이석증은 맞지만 붙어있는 경우, 이석증과 매우 유사한 라이트 큐풀라인 경우, 재발하는 경우, 지속적 체위 지각 어지럼 등 몇 가지 경우로 나뉠 수 있다.

Q. 이석증이 아닌 경우는 어떤 것인가?
A. 이석증으로 진단받고 치료를 반복하지만 애초에 이석증이 아닌 경우도 많다. 이석증이 아니기 때문에 이석증 치료로 호전되지 않는다.

이석증의 가장 대표적인 3가지 형태 중에 하나에 해당하면서, 자세 변환시 눈의 흔들림, 즉 안진의 패턴이 완전하게 나오는 전형적 이적증인 경우는 진단에 어려움이 없다. 이런 경우는 치료도 잘 되고 어지럼이 오래 지속되는 일도 흔하지 않다.

그런데 자세 변화에 따라 안진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이석증에 맞는 패턴이 아닌 경우에, ‘이석증이 약간 있다’, ‘이석증처럼 보인다’와 같은 애매한 설명을 듣게 될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이석증은 아니지만, 이석증이 워낙 흔하기 때문에 우선은 이석증을 의심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석증이 아니더라도 이석증 치료를 하든, 약물 치료를 하든,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나아지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만약 어지럼이 좋아지지 않고 오래 지속되거나 계속 반복된다면, 환자는 잘 치료되지 않는 이석증으로 생각할 수 있다.

어지럼증 중에서 눈의 흔들림인 안진을 일으키는 질환은 이석증 외에도 많은 종류가 있기 때문에, 초기부터 면밀한 검사와 신중한 진단이 필요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Q. 이석증은 맞지만 붙어있는 경우는?
A. 이석이 반고리관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경우라면, 들어갔던 길을 따라 다시 빠져나오게 해주기만 하면 어렵지 않게 치료가 된다.

그런데 이런 움직이는 이석증이 아니라 이석이 반고리관 반대쪽 끝의 감각기관에 붙어 있는 경우가 있다. 팽대부릉정이라고 불리는 반고리관의 감각기관에 이석이 붙어있는 경우인데, 이런 경우에도 머리 움직임에 따라 중력의 영향으로 특징적인 패턴의 안진과 어지럼이 유발된다.

이렇게 붙어있는 이석증은 일단 팽대부릉정에서 이석이 떨어져 나와서 움직이는 형태로 바뀌어야 이석이 반고리관에서 빠져나올 수가 있다. 치료 과정에서 진동기를 쓰거나 충격을 가해서 붙어 있는 이석을 떨어지게 하려고 노력을 하지만, 이런 치료를 해도 붙어있는 이석이 당일에 떨어져 나오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팽대부릉정 이석증은 오래 가는 이석증의 대표적인 경우로, 통상 반복적인 치료에도 평균적으로 1~2주 정도 증상이 지속된다. 거의 모든 경우에 이석증이 결국은 해결되지만, 가끔 한두 달 가까이 지속되기도 하고, 매우 드물게는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Q. 라이트 큐풀라는 무엇?
A. 이석증으로 진단받고 치료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는 경우 중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질환이다.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뚜렷한 눈의 흔들림이 나타나고 나름대로의 패턴이 수평고리관 이석증과 매우 유사하다. 이석증의 패턴이 잘 나타나지만, 안진이 일정 시간 후 멈추는 전형적인 수평고리관 이석증과 달리, 안진이 멈추지 않고 지속되는 것으로 구분되는 질환이다.

영어로 큐풀라라고 불리는 반고리관의 팽대부릉정이 라이트해지는, 즉 가벼워지는 변화가 일어나서 쉽게 팽대부릉정이 자극받아 생기는 어리럼증이다. 실제 이석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석증 치료를 반복해도 호전이 없다. 팽대부릉정 이석증처럼 보통 1~2주는 지속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저절로 호전되지 때문에 약물치료를 하며 경과를 살펴보면 된다.

Q. 이석증이 유난히 자주 재발하는 경우는?
A. 이석증 환자의 20% 정도는 1년 이내에 다시 재발을 겪을 수 있다. 이석증이 처음 생겼을 때 잘 치료가 되었지만 얼마 못 가서 다시 재발하는 경우에, 환자는 이석증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느끼게 된다.

이석증은 전형적인 경우로 잘 치료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최소 며칠은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운 느낌이 지속되는데, 종종 이런 느낌이 길어져 몇 주 정도 지속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석증이 다시 발생하는 경우에, 환자는 어지러운 기간이 연장되게 되므로 이석증이 계속 지속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다시 생긴 이석증의 경우에도 전형적인 이석증인 경우라면 대개 잘 치료가 되므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이석증의 재발과 관련해 골다공증이나 칼슘대사 이상과 같은 위험인지가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Q. 지속적 체위 지각 어지럼은?
A. 이석증이 잘 치료되었고 이석증으로 인한 눈의 흔들림이 더이상 나타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석증이 있을 때와 유사한 어지럼을 계속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다. 병원에서는 이석증 소견은 없어졌다고 하는데도, 자세가 바뀔때마다 여전히 이석증과 비슷한 어지럼을 느끼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을 때는 심하지 않지만 움직이면 순간순간 어질하고 머리가 흔들리는 느낌이 든다. 마트 진열대나 지하철과 같이 여러 가지 시각 자극이 한꺼번에 들어올 때 어지럼이 더 심해진다.

이석증 발생 후 종종 발생하는 지속적 체위 지각 이럼이라는 상태이다. 이석증이 있을 때 발생하는 심한 회전감은 일상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자극이기 때문에, 우리 몸의 균형을 잡는 전체적인 체계가 극히 혼란스러운 상태가 된다. 균형 유지에 필요한 시각, 전정감각, 페성 감각들이 잘 조화되지 않는 혼란 상태가 되는데, 여기에서 잘 빠져나오지 못하면 이석증은 잘 치료되었다 하더라도 계속 어지럼을 느끼게 된다.

과거 ‘이석증 후 공포성 체위 현훈’이라고도 불렸던 이런 어지럼은 생각보다 상당히 흔하다. 인지행동치료나 약물치료와 같은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석증 후에 남는 어지럼 잔존감을 확실히 마무리 짓고 적절히 해결하지 못하면 생각보다 흔히 발생하는 문제이다.

Q. 마지막 조언 한마디
A. 이석증으로 진단받고 나서 치료를 잘 받았는데도 어지럼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석증은 원인이 되는 경우가 여러 가지가 있는 만큼, 처음부터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세심한 치료를 받는 것이 오래 지속되는 어지럼을 방지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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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