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고 노화가 진행되면 신체 곳곳에 이상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 중 하나는 무릎 통증으로, 나이가 들면서 '무릎이 시리다'는 표현을 종종 사용하게 된다. 무릎 관절 사이 연골이 닳거나 갑작스러운 충격에 의해 손상되면 무릎이 시리고 시큰거리는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과거 무릎 통증은 노년층의 고질병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20~30대 젊은층에서도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슬개골연골연화증(이하 연골연화증)은 젊은층이 흔히 겪는 질환으로, 관절 내 뼈를 감싸고 있는 단단한 연골이 말랑해져 통증을 유발하는 상태다. 무릎 연골은 외부 충격을 흡수해 뼈 사이의 직접적인 마찰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단단해야 하는 연골이 말랑해지면 탄력성을 잃게 돼 충격을 견디지 못하게 되고, 관절에 충격이 직접적으로 전달돼 통증을 유발한다.
연골연화증은 유전적인 요인 외에 무리하게 운동을 하거나, 높은 굽 또는 딱딱한 신발을 착용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다. 쪼그려 앉기, 무릎꿇고 앉기, 양반다리 자세를 취하거나 한 자세로 오랜 시간 앉아 있고 서있는 등 연골에 무리를 주는 행동도 질환의 원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무릎뼈의 연골연화 환자는 9만1000여 명으로, 여성이 절반 이상(62.5%)을 차지했다. 연령대별로 남성은 20~24세가 가장 많았고, 여성은 50~54세, 25~29세 순이었다. 연골연화증은 청장년층, 특히 여성 환자 비율이 높은 편이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적고 하이힐을 착용하는 경우가 많아 무릎 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연골연화증이 시작되면 무릎 앞쪽에 뻐근하고 시린 통증이 생긴다. 한 곳에 오래 앉아있다가 일어날 때,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을 때,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체중이 실리는 활동을 할 때 통증이 심해진다. 또 무릎을 움직일 때 딸깍하는 소리가 나거나 이물감이 느껴질 수 있다.
연골연화증은 방치하면 관절 변형, 퇴행성 관절염 등으로 악화될 수 있어 초기에 치료하고 관리해야 한다. 증상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호전이 가능하다. 빠른 회복을 위해 등산, 러닝 등 무릎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운동과 관절에 압박이 가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체중이 증가하면 무릎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보존적 치료는 2~3개월의 회복기간을 두고 대부분 증상이 호전된다. 만약 증상이 회복되지 않거나 연골 손상이 심한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을 통한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흔히 무릎 질환을 노년층에 국한된 질환이라 여기고 증상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재생이 어려워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 나이라 해도 무릎 통증이 지속된다면 정확한 검사를 받고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몸을 지탱하고 보행을 가능케 하는 무릎 관절은 중요한 신체부위다.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릎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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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