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질성형 전 따져봐야 하는 것

리에스여성의원 정창원 대표원장

▲ 리에스여성의원 정창원 대표원장 

요즘 개원가를 보면 전문과의 파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성형외과 피부과 등 비보험 미용영역에서는 특히 그 분야 전문의보다 가정의학과, 외과, 내과 등의 타과 전문의나 혹은 일반의라 불리는 비전문의가 운영하는 병원수가 더 많은 듯하다.

의학적 난이도 입장에서 봐도 피부 미용이나 레이저 등은 특히나 기본의사의 소질만 있다면, 굳이 4년이나 되는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까지 따야 할 수 있는 어려운 수기는 아니기에, 더욱 그럴 수 있다. 법적으로도 의과대학졸업후 의사면허증만 딴다면 꼭 전문의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무슨과의 의원이든 개업할 수 있다.

무슨과를 전공했든지 간에 그 의사가 어떤 한분야의 기술을 계속 연마해서 잘한다면, 꼭 전문의 여부가 중요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질성형의 경우에는 산부인과 전문의 여부가 매우 중요할 수 있다.

질성형 분야도 원래 전공과목은 산부인과이지만, 최근에 다른 과(예를 들어 비뇨기과, 일반외과, 성형외과 등)는 물론 심지어 일반의가 운영하는 병원도 있는 실정이다. 과별간에 우위성이나 폐쇄적인 차별성 논란을 일으키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그리고 타과 의사더라도 그 분야를 얼마나 개인적으로 공부하고 경험을 가졌는지에 따라서도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과 분야와 달리 아무래도 질과 여성생식기의 진료 경험은 일반의나 타과 전문의 선생님들이 경험하고 공부하기 쉽지 않은 분야는 분명하다. 또한 질성형은 단순히 성형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질자체의 여러질환을 직접 알아야 하고 질성형을 진행하기 전에 질과 연결된 자궁과 난소의 여러 질환을 필수적으로 수술전후에 체크해야 하는 과정이 있기에, 산부인과 전문의가 아닌 의사에게 수술을 받을 경우 치명적인 단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초기 임신이 되어 있는데 그것을 모르고 수술을 진행을 한다거나, 수술 후 배가 아픈 것을 그냥 단순히 수술 후 통증으로 치부해 버렸으나 실제로는 자궁외임신인 경우, 산부인과전문의가 아니면 치명적인 실수를 하기가 쉽다. 수술후에도 질출혈이 수술상처에서 나오는 출혈인지 아니면 상처와 상관없는 자궁에서 나오는 질출혈인지, 자궁에서 나온다면 왜 나오는 것인지 타과 의사들은 구별을 하기가 어렵다.

가슴성형은 성형외과에서, 가슴질환은 유방외과에서 보는 것으로 나눠져 있지만, 질과 여성생식기는 성형수술도, 질환도 산부인과에서 다루기 때문에, 성형수술과 질환을 유기적으로 통합해서 진료를 봐야하기 때문이다.

질 수술방법의 경우에도 산부인과 전문의가 유리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일반의나 타과 전문의의 경우 어떤 수술방법을 어깨 너머로 한번 공부해서 쉬운 수술방법의 경우에는 따라 할 수 있다하더라도, 좀 더 다양한 환자에 따른 개인 맞춤형 수술이라든지, 의학발전에 따라서 계속 업그레이드된 수술방법을 적용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일반의나 타과전문의의 질성형의 경우 획일적인 수술방법을 모든 환자들에게 적용하는 사례를 볼 수 있다. 이는 진료에 따른 수술행위라기 보다는 공장형으로 찍어내는 술기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자연분만이나 제왕절개에 따른 질이완의 차이, 나이나 폐경여부, 질점막의 상태, 향후 출산방법 등에 따라서 다양한 개인맞춤형 질축소방법을 적용시켜야 하는데, 어떤 일반의의 경우에는 무조건 질임플란트 방법만을 고집하는 경우가 있다. 질임플란트가 더 간단한 방법이다 보니 아마도 본인이 그 수술만을 따로 배우고 익혀서 그런 것인지 합리적 의심을 해 볼 수 있다.

문제는 그 수술방법이 좋은 적응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타 병원에 환자를 뺏기기 싫어서 거짓말까지 지어내며 모든 환자들에게 똑같이 수술을 한다는 점이다. 특히 일반의의 경우에는 소속된 학회나 의사사회에서 벗어나 있기에 일말의 도덕적 수치심조차 느끼지 않는 의사도 있다는 점이다. 전문의의 경우 대학병원에서 맺어온 여러 교수님들과 학회와의 관계와 지속된 교육 때문에, 의학적 사실을 거짓말까지 쳐가면서 상업적으로 환자를 유혹하기는 쉽지 않다.

질임플란트를 질벽에 깊게 삽입하면 질뒤의 직장천공이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생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깊게 삽입을 한다고 설명한다든지, 질근육을 운동하는 케겔운동과 질임플란트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도, 질임플란트 수술후 케겔운동이 필요가 없다고 거짓광고한다든지, 과거에 나온지 오래된 질임플란트를 사용하면서도 최신식 임플란트를 사용한다고 거짓말을 한다든지, FDA허가를 받지 않았는데도 허가를 받은 것처럼 광고를 하는 등 산부인과 전문의라면 결코 이런 거짓말들을 다량으로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심지어는 환자들에게 산부인과전문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문의라고 거짓말을 서슴지 않는 일반의도 있다.

따라서 이런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질성형수술 전 산부인과 전문의를 꼭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홈페이지의 원장약력 란에 ‘산부인과 전문의’란 말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면 산부인과전문의가 아닌 것이다.

수술전에도 부인과 초음파 검사와 요실금 검사를 받아서 혹시 질성형 수술전에 먼저 치료해야 할 부인과 질환이 있다면 먼저 해결하는 것이 좋다. 질축소수술을 받게 되면 아무래도 질안쪽의 자궁이나 난소수술을 받는데 불편할 수도 있고, 특히 질임플란트의 경우에는 부인과 다른 질환치료를 먼저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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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