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베드로병원 정형외과 박건우 과장
매년 10월 12일은 ‘세계 관절염의 날’이다.
일교차가 큰 가을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의 병원 방문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계절이다. 특히 ‘무릎 관절염’은 퇴행성 관절염을 대표할 정도로 발생빈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 9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2년 한 해에만 306만 5603명에 달하는 무릎 관절증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6만 명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퇴행성 관절염이 일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노화이지만 과도한 관절 사용이나 반복적 충격, 외상 등이 가해질 경우 젊은 나이에도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최근에는 비만, 레저스포츠,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골밀도 약화로 인해 젊은 연령대에서 발병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퇴행성 관절염은 국민보험공단 통계에서 한국인의 만성질환 1위로 꼽히기도 했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흔하게 겪는 질환 중 하나다. 그만큼 보존 치료부터 수술 치료까지 치료법 역시 폭넓게 적용되고 있으며, 특히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 줄기세포요법 등 다양한 최신 치료법이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의 연골이 마모되어 일어나는 질환으로, 관절의 염증성 질환 중 가장 발병 빈도가 높은 축에 속한다. 단순히 연골이 손상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절의 변화에 따라 뼈와 관절막, 인대 등에 손상이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퇴행성 관절염 치료에 있어 중요한 것은 증상을 초기에 스스로 인지하고 빠르게 병원을 찾는 것이다. 적절한 치료 및 관리 없이 이를 계속 방치하면 심한 통증과 함께 거동이 어려워지며, 심한 경우 관절의 변형까지 초래할 위험이 크다. 이렇게 증상이 악화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시점도 더 빨라진다.
무릎 관절염의 진단에는 흔히 ‘켈그렌-로렌스 분류법 (Kellgren-Lawrence grade, KL grade)’을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한다. 관절 간격의 좁아짐이 의심되고 경미한 연골 손상이 일어나는 초기 단계는 1기로 분류하는데, 많은 환자가 이 상태에서 무릎의 관절 통증에 더해 관절 주변이 붓고 물이 차는 등의 이상 증상을 느끼기 시작한다. ▲일상적 무릎 통증 ▲걷기 시작할 때 아프다가 조금 걸으면 괜찮아지는 증상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들어지고 통증이 발생하는 증상 ▲오래 앉아있다 일어설 때 무릎이 뻐근하게 느껴지는 증상 등이 이 단계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1기(초기), 2기(중기) 단계까지는 약물 치료와 물리치료, 주사 치료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나, 연골이 광범위하게 손상되고 관절 간격이 눈에 띄게 좁아져 거의 맞붙고 관절 변형이 심해지는 말기 단계에 이르면 수술적 치료를 검토하게 된다.
만약 보존적 치료의 적기를 놓쳐 수술이 필요한 단계라고 해도, 최근에는 수술 요법이 더욱 다양해진 만큼 환자의 수술 부담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기존에는 관절의 정렬을 바꾸어 주는 절골술, 다발성 천공술 등의 기술이 많이 활용되었으나, 최근에는 인공관절을 이용한 관절 성형술이 보편화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특히 정교하고 안전한 로봇인공관절 수술법이 보급되면서 최소화된 수술 범위 내에서 조직 손상과 출혈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수술이 발전하고 있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면, 되도록 풍부한 경험을 갖춘 전문의를 찾아 상담한 후 결정하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로봇인공관절수술은 환자 각 개개인의 무릎 특성 및 정렬에 맞게 분석하여 시행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인공관절을 더 오래 사용하며, 통증도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 후 재활 과정에서는 ▲가동성 ▲안정성 ▲근력 ▲힘 등 4가지 요소에 중점을 두고 재활을 진행하며, 무릎 관절 주변의 근력 강화를 위해 무리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회복을 유도한다. 가벼운 운동과 관리, 정기적 검진을 지속하면 기존의 일상생활로 무리 없이 복귀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양반다리나 무릎꿇기, 쪼그려앉기 등 무릎에 무리를 주는 자세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이 밖에 연골의 자가 재생을 돕는 줄기세포 치료법 역시 최근 각광받는 수술 중 하나다. 이 수술은 중기에서 말기 사이의 환자들에게 시행되는 요법으로, 피부 최소 절개 후 줄기세포를 손상된 무릎 연골에 도포해 연골의 자가 재생을 유도하는 치료방법으로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올 7월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평가위원회에서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가 신의료기술로 통과하기도 했다.
환절기는 관절이 뻣뻣해지기 쉬워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의 통증이 늘어나고 증상인지가 더욱 늘어나는 계절이다. 무릎은 신체의 밸런스와 이동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관절인 만큼, 이상 증상을 느낄 경우 빠르게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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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