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방심하기 쉬운 ‘식중독’, 예방과 치료법은?

▲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기온이 오르는 봄이 되면 함께 찾아오는 질환 식중독. 식중독은 4월부터 증가해 6월을 정점으로 9월까지 기승을 부린다. 적절한 수분과 영양 공급을 저해해 다른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식중독이 발생하는 원인과 치료법 및 예방 수칙까지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와 함께 알아봤다.

Q. 식중독이란?
A. 식중독은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 또는 유독 물질이 들어있는 식품을 섭취해 발생했거나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는 질환이다. 소장과 대장에 염증이 생기는 장염이 음식물 섭취로 인해 발생했을 경우, 장염이라는 명칭과 식중독을 혼용해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 몸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미생물이나 화학물질이 식중독의 원인이 된다. 그중 미생물에 의한 식중독이자 식중독의 가장 흔한 형태인 세균성 식중독은 세균이 만들어내는 독에 의한 독소형과 세균 자체로 인한 감염형으로 다시 세분화할 수 있다.

Q.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A. 먼저 구토와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있다. 독소나 세균이 음식물과 함께 체내로 들어오면 우리 몸에서 이를 신속히 제거하기 위해 구토와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독소가 소화관의 위쪽에 있는 경우 구토, 아래쪽에 있는 경우 설사를 통해 독소를 체외로 배출한다.

또한, 세균이나 독소가 전신에 영향을 미쳐서 전신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독소형 식중독은 독소가 소화관에서 흡수되지 않아 구토와 같은 소화기 증상만 일으키는 경우가 많지만, 세균이 장벽에 붙거나 뚫고 들어가면 소화기 증상과 함께 전신 발열까지 생기는 경우도 있다.

한편, 일부 세균이 만들어내는 독소는 신경 마비, 근육 경련, 의식장애 등의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Q. 다른 복통과 식중독 증상의 차이점은?
A. 복통의 원인은 다양해서 통증 양상만으로 식중독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응급실에서 복통 질환을 감별할 때는 증상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복부 초음파 및 CT 등을 활용한다.

다른 질환과 식중독을 구별할 때 통증 양상보다는 문제가 될 만한 음식을 섭취했거나, 구토·복통·설사가 거의 동시적으로 급속히 발생했다는 사실을 감별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과민성 대장으로 인한 일반적인 증상은 배변 후 조금 편해지지만, 식중독으로 인한 복통과 설사는 길게 지속돼 발열이 동반된다는 것도 대표적인 차이점이다.

Q. 어떻게 치료하나?
A. 식중독 환자는 장 점막이 손상되고 소화 흡수 기능이 감소한 상태여서 음식을 먹으면 소화 흡수 장애로 인해 설사가 악화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일차적 치료로서 구토·설사로 손실된 수분을 보충하고 전해질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수액 공급이 필요하다. 이때 포도당이나 전해질이 포함된 물은 순수한 물보다 흡수가 더 빠르므로 끓인 물에 설탕이나 소금을 타서 마시거나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이 도움된다.

이후 설사가 줄어들면 미음이나 쌀죽 등 기름기가 없는 음식부터 섭취해야 한다. 설사가 심한 상태라도 장에서 수분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탈수 예방을 위해 물을 많이 마시면 좋다. 다만, 혈변이나 발열이 심한 경우 의사의 판단에 따라 항생제 투여가 필요하다.

Q. 식중독 치료 시 주의할 점은?
A. 먼저 설사를 한다고 무조건 굶는 것은 좋지 않다. 위장에 위치한 장상피세포는 2~3일만 음식 공급을 하지 않으면 흡수 능력이 떨어지고, 영양 공급이 적절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 설사가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구토나 설사가 심하다고 지사제나 항구토제를 함부로 사용하면 안된다. 구토는 위장의 독소를 체외로 배출하는 반응이고, 설사는 장내 독소를 씻어내는 반응이므로 약제를 잘못 사용하면 독소나 세균의 배출이 늦어져 회복이 지연되고 경과가 나빠질 수 있다.

Q. 식중독에 특히 주의해야 하는 사람이 있나?
A. 보통의 면역력과 체력을 가진 사람은 식중독에 걸려도 자연 치유될 수 있다. 그러나 어린이나 노약자는 식중독에 걸리면 반드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특히 고령자의 경우 식중독 이후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하고 미음이나 죽 등으로 대체하면서 근육이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소화불량과 복통의 반복으로 이어지며, 호흡기 감염질환 등 다른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식중독 이후 수액치료 등을 고려해야 하며, 처음 1~2끼만 미음·죽을 먹고 조금 회복됐을 때 일반식을 섭취하는 것이 빠른 회복을 도와준다.

Q.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A. 식재료는 신선한 것으로 필요한 만큼만 구입하고, 식기세척기 등 열이 많이 발생하는 기구 주위를 피해서 보관해야 한다. 음식물을 조리 및 섭취할 때는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손을 신경 써서 세척하며, 익힌 음식은 익히지 않은 음식과 분리해 안전한 온도에서 보관해야 한다. 조리된 음식은 가능한 상온에 두면 안되고, 2시간 이내에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식중독의 주요 원인인 날 것이 해산물은 조리 과정에 오염이 없도록 각별하게 신경 써야 한다. 또 채소류는 꼼꼼히 세척한 후 2시간 이내에 사용하거나 즉시 냉장보관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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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