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그렌증후군은 입이 마르고 눈이 건조한 증상이 발생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자가면역질환이란 외부에서 침입한 항원이 아닌 정상 세포를 적으로 오인하고 공격하는, 정상적인 신체 조직이나 세포에 대한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침샘이나 눈물샘처럼 인체 밖으로 액체를 분비하는 외분비샘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면서 침과 눈물이 감소해 건조하다고 호소하게 되는데, 건조증상과 함께 분비샘의 염증과 자가항체가 확인되면 쇼그렌증후군으로 진단한다. 남녀 비율은 1:9~20 정도, 40~50대 중년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김문영 교수는 “안구 건조증이 3개월 이상 계속되고, 물 없이 음식섭취나 말하기 힘들 때, 피로감이 심각할 경우 또 관절염 증상이 동반되며, 호흡기와 피부, 소화기계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에 쇼그렌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고 설멍했다.
쇼그렌증후군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과 감염에 대한 이상 면역반응, 자율신경계 장애, 호르몬 이상 등이 발병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증상은 외분비 증상과 외분비샘 외 증상으로 나뉜다. 외분비 증상으로 눈의 각막과 결막을 덮는 상피 세포가 파괴되면서 건조 각결막염이 발생한다. 또 침 생산이 감소해 점막이 건조해지기 때문에 입안에 작열감이 느껴지고 말을 오래 하거나 음식을 삼키는 것이 힘들게 된다. 비강(코안)과 기관지 등 호흡기 점액 분비가 감소하면서 여러 가지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고 소화액의 분비량이 감소해 음식물이 역류하거나 위염, 소화 장애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외분비샘 외 증상은 관절염과 피부 질환이 대표적이다. 쇼그렌증후군에서의 관절염은 류마티스관절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류마티스관절염과는 달리 뼈가 깎이는 골 침식은 일어나지 않는다.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약 절반에서 관절염이 동반한다. 또 햇빛에 민감해지면서 약한 햇빛에도 가려움, 발진 등이 나타난다.
쇼그렌증후군의 진단은 구강 건조증, 안구 건조증, 조직검사, 침샘 검사, 혈청 내 자가항체 검사 등으로 진행, 이 중 일정 개수 이상의 조건을 만족하면 쇼그렌증후군으로 진단한다. 진단이 확실하지 않을 경우 추가로 침샘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검사는 침샘과 눈물샘의 분비기능을 측정하거나 입술 부위의 작은 침샘 조직을 떼어내 검사할 수 있다. 각막, 결막 손상 여부를 검사하기도 한다. 자가면역질환인 만큼 혈액검사를 통해 자가항체의 존재 여부를 확인한다.
치료는 1차적으로 인공 눈물, 인공 타액 등을 사용해 건조함을 느끼는 환자의 불편감을 줄여주는 치료가 진행된다. 또 피부 건조 시 보습제를 사용하도록 하고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게 한다. 병적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약물을, 관절통이나 근육통이 생기면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나 항말라리아제를 각각 사용한다.
김문영 교수는 “쇼그렌증후군을 예방하기는 현실적 어렵지만 40대 이후 중년 여성에서 입마름이나 안구 건조가 나타날 경우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조기 진단을 위해 중요하다”면서 “평소 물을 자주 마시고, 설탕이 들어간 음식은 피하며 식후에는 양치질과 금연을 실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가습기 등을 이용해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평소 먹는 약이 있다면 주치의와 상의 후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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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