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을 잡은 손이 갑자기 떨리면서 글씨를 못 쓰겠더라고요" -50대 여성
일상에서 손떨림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보통 신체의 떨림은 심리적·환경적 요인에 의해 자율신경계가 자극됐을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특정한 원인 없이 손이 떨리고 그 증상이 오래 지속된다면 건강 적신호를 의심해야 한다.
손떨림의 원인은 다양하다. 흔히 긴장, 공포, 두려움, 분노, 설렘 등의 감정 상태 혹은 과도한 운동, 다이어트, 수면 부족, 추위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해 떨림이 발생한다. 교감 신경 흥분으로 발생하는 '생리적 떨림'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반적인 증상이다. 이 경우 심신 안정, 음식 섭취 등으로 원인을 해결하면 증상도 완화된다.
이유 없이 손이 떨리는 '본태성 떨림'은 정확한 원인을 알 순 없지만 스트레스, 뇌 기능과 연관돼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높아진다. 신체 건강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 손으로 하는 모든 작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 또 손떨림이 자신감 저하, 우울증 등 심리적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본태성 떨림은 약물치료를 통해 개선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떨림이 아닌, 정신과 질환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떨림 현상을 '심인성 떨림'이라 한다. 특정 사건으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을 때 손떨림이 발생하며, 이 때는 약물 치료와 함께 정신과 상담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약물·카페인 성분에 의해서도 떨림 증상이 나타난다. 특정 약물 또는 카페인의 문제라면, 섭취를 중단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또 음주 후에 떨림 증상을 겪는 사람들도 있다. 체내에서 알코올을 분해하지 못해 떨림 증세가 일시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술을 많이 마시는 경우라면 알코올 중독 및 금주가 원인일 수 있다.
간혹 파킨슨병이나 윌슨병의 증상으로 손떨림이 생기기도 한다. 파킨슨병에 걸리면 운동능력을 조절하는 도파민의 분비가 감소해 신체 일부가 떨리게 된다. 수전증과 달리 가만히 있을 때 떨림 증상이 발생하고, 손으로 무언가를 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손 전체가 아닌 엄지와 검지에 떨림이 반복된다면 파킨슨병을 의심할 수 있다. 윌슨병은 유전질환으로 체내의 간, 안구, 뇌에 구리가 축적돼 강도 높은 떨림이 일어난다. 윌슨병은 가만히 있을 때와 움질일 때 모두 떨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한다.
손떨림은 원인이 다양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달라진다. 수전증은 증상 초기에 치료가 이뤄지면 완치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다른 질환의 전조증상일 수 있어 가급적 빨리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잡는 것이 100세 시대에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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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