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손이 '찌릿'... 계절 불문 '손 저림' 원인은?

도움말: 세란병원 신경과 박영민 과장

▲ 세란병원 신경과 박영민 과장 
손발이 얼어붙는 겨울철, 손 저림까지 더해져 유난히 불편함을 겪는 이들이 있다. 반복적인 손 저림으로 병원 내원을 고민하는 환자들은 ‘손이 찌릿하다’, ‘손에 전기가 오르는 듯하다’, ‘통증이 있다’는 식으로 증상을 설명하곤 한다. 손 저림은 주변에서도 흔하게 접하는 증상으로 그만큼 원인도 다양하다.

손발 저림이란 손이나 발에 저린 느낌, 둔한 감각 등 이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뇌졸중의 초기 증상, 혈액순환장애를 쉽게 의심하곤 하지만 이는 흔치 않다. 손 저림의 대부분은 말초신경의 이상으로 발생한다.

손만 저린 경우는 국소적인 말초신경병으로 발생하는 손목터널증후군이 대표적이다. 반면 양 발끝부터 저리기 시작해 몸 쪽으로 진행하는 손발 저림은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이 원인인 경우가 가장 흔하다. 이외에도 말초혈액 순환장애나 뇌졸중에 의한 후유증도 손 저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수근관 증후군이라고도 하는 손목터널증후군은 팔에서 발생하는 신경질환 중 가장 흔하다. 손목 앞쪽의 작은 통로인 수근관이 좁아지면 이곳을 통과하는 정중신경이 눌려, 이 신경의 지배 영역인 손바닥과 손가락에 이상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 손목 통증과 함께 정중신경의 지배부위인 엄지, 검지, 중지 및 손바닥 부위의 저림 증상은 밤에 심해진다. 신경의 압박이 심한 경우 저림을 넘어 엄지 근육의 쇠약 및 위축이 나타나기도 한다.

작년 한 해만 해도 약 17만명이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의료기관을 찾았다. 남성보다 여성의 발생 빈도가 높으며, 40~60세 연령대에서 많이 발병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지나친 손목 움직임을 자제하고, 작업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말초신경병에서는 손목터널증후군 이외에도 류마티스관절염,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암질환을 앓거나 투석을 하는 경우에 흔히 발생한다.

중추신경계질환인 뇌졸중에 의한 손발 저림은 몸의 한쪽에만 증상이 나타난다. 또 언어장애와 반신마비 등 다른 증상을 동반한다는 특징이 있다. 손발 저림이 이전에 전혀 없었지만 갑자기 발생했다면 뇌졸중을 의심해볼 수 있다.

목 디스크로 인한 손 저림도 있다. 탈출된 디스크가 경추 신경을 눌러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경추신경과 연결된 손의 신경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손발 저림의 대부분은 말초신경의 이상으로 발생하며 뇌졸중, 말초혈액순환장애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뒷목의 뻣뻣함과 함께 네 번째 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이 저리면 목 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다.

손 저림을 예방하기 위해선 평소에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특히 비만은 척추 질환뿐만 아니라 당뇨, 뇌졸중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과도한 음주를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손 저림이 지속된다면 유발 원인을 찾기 위해 전문의와 충분한 상의를 하고 필요한 검사를 시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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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