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 오상신경외과 오민철 원장
자가면역질환의 특징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의 대부분은 오랜 기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온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자율신경실조증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인 스트레스가 자가면역질환의 중요한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자가면역질환은 우리 몸의 여러 장기를 침범할 수 있으며 어디를 주로 공격하는가에 따라 진단명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그 종류만 해도 100가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갑상선염도 있고, 관절을 싸고 있는 섬유조직이 침범돼 나타나는 류마티스, 구강이나 장점막을 침범하는 베체트병, 침샘 및 눈물샘의 경우 쇼그렌 증후군, 척추의 인대인 경우 강직성 척추염, 중추신경계를 침범해 탈수초성 질환을 유발하는 다발성경화증 등이 있습니다.
즉, 자가면역이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진단명이 달라지는 것이지만 발생 원리나 기전은 상당히 흡사합니다. 이러한 자가면역질환의 증상으로는 관절에 열감, 부종, 통증 등이 흔히 수반이 됩니다. 게다가 약을 써도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면서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외에도 만성피로, 미열, 피부질환, 수면장애, 전신 통증, 감각 이상, 소화 장애 등의 증상도 흔합니다. 그런데 이런 증상은 자율신경실조증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기도 합니다.
자가면역질환이란 면역시스템의 쿠데타
면역이란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침입자로부터 우리 몸을 방어하는 작용을 말합니다. 우리 몸에서 이런 방어 작용이나 면역력을 담당하는 세포는 백혈구입니다.
그런데 면역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해 내 몸을 지켜줘야 할 면역세포가 오히려 자신의 세포와 조직을 적으로 오인해 공격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를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합니다. 불필요하고 과도한 면역반응이 생긴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면 면역시스템에 발생한 쿠데타와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자율신경이 조절하는 면역세포
정상적인 백혈구의 수는 혈액 1μL당 4000~10,000 정도입니다. 백혈구는 과립구, 단핵구, 림프구로 나눠집니다. 과립구는 세균과 곰팡이균, 기생충 등을 방어하고 알레르기 반응을 조절하며 염증 반응을 방어하는 역할을 합니다. 림프구는 항체를 생성하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제거하는 기능을 합니다. 좋은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과립구(54~62%)와 림프구(35~41%)가 적절한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율신경은 과립구와 림프구 비율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다수의 연구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교감신경이 항진된 상태에서는 과립구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부교감신경이 항진되면 림프구가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즉,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보면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지게 되는데 이 경우 교감신경이 계속 흥분된 상태에 놓여, 백혈구 중 과립구의 활동성이 불필요할 정도로 과도하게 증가합니다. 그 결과 침입자가 아닌 내 몸의 정상 조직까지 적으로 오인하고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는데, 이것이 바로 자가면역질환의 발병 과정입니다.
자가면역질환 극복은 자율신경기능 회복부터
면역력 저하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스트레스와 연관된 자율신경계의 문제, 더 구체적으로는 교감신경 항진이 그 핵심에 있습니다. 육체적, 정신적, 화학적 스트레스의 만성적인 축척에 의한 지속적인 교감신경 항진이 과립구를 증가시키게 돼, 신체에 쿠데타를 유발하는 상황이 됩니다.
따라서 쿠데타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교감신경을 안정시켜야 합니다. 이는 일반적인 치료제로 사용되는 면역억제제나 염증을 치료하기 위한 스테로이드보다 오히려 더 근본적이고 중요할 수 있습니다.
자가면역은 비타민D가 부족해도 잘 발생하는데, 비타민D는 하루 15분 정도 햇볕을 쬐면 하루 필요량이 생성된다고 합니다. 또 일광욕은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해 의욕이나 식욕을 조절하고 숙면을 돕는 작용도 있어, 스트레스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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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