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 '임신성 당뇨' 발병 예측법 개발

▲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산부인과 김연희 교수 
국내 연구진이 임신성 당뇨의 조기 진단 방법을 개발해, 최근 고령화돼가는 산모들의 분만 위험성을 줄여줄 계기가 될 전망이다.


임신성 당뇨란, 임신 중 증가하는 여러 태반 호르몬들로 인해 당분대사속도가 느려지고 인슐린(당분대사 호르몬) 분비가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임신성 당뇨를 앓았던 산모의 아기는 출생 시 ‘거대아’ 가능성이 크며 조산하는 일도 빈번하다. 또 향후 성인이 되면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기존 임신성 당뇨의 진단은 임신 24~26주 후 선별검사와 확진 검사, 2단계에 걸쳐 최종 진단이 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당 관리는 임신 8개월이 돼서야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산부인과 김연희 교수와 경희대학교 의공학교실 최삼진·김완선 박사는 라만 분광학과 나노기술을 활용한 표면증강라만산란 (surface-enhanced Raman scattering, SERS) 효과를 이용해 임신 초기에도 혈액검사를 통해 임신성 당뇨를 진단할 수 있도록 연구했다.

연구진은 임신 초기(임신 11~14주 미만)의 임산부 혈액을 채취해, 개발된 SERS 바이오센서와 라만 분광기를 통해 아디포넥틴(Adiponectin,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항 당뇨의 효과를 가지고 있음) 호르몬 수치를 측정했다.


향후 임신성 당뇨 발병 여부에 따른 두 그룹의 농도를 비교한 결과, 향후 임신성 당뇨로 진단되는 경우에는 아디포넥틴 농도가 유의하게 낮게 측정됐다. 이를 통해 당대사 관련 호르몬분비기능 이상을 조기에 확인할 수 있는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냈다.

김 교수는 “기존에 쓰였던 ELISA를 이용한 연구는 단계별로 실험이 이루어지고 중간 표지자가 필요했지만, SERS 바이오센서를 이용해 결과가 직관적이고 정확하며 미세농도의 차이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아직 선행 연구의 수준이며, 향후 임상 진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임신성 당뇨병 연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생물전자공학 분야 학술지인 Biosensor & Bioelectronics (impact factor 12.545) 6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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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