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근경색 사망률, 증상발생 후 내원시간에 달렸다

▲ 사진=전남대학교병원 정명호 교수 

급성 ST분절 비상승 심근경색증 환자가 증상발생 후 24시간 이내 도착해야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남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정명호 교수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안태훈·차정준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배성아 교수 연구팀은 ‘한국인 급성심근경색증 등록연구’에서 급성 ST분절 비상승 급성심근경색증 환자 6544명을 3년간 관찰한 데이터를 분석해 미국심장학회지 (Journal of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 IF=24.094)에 세계 최초로 게재했다.

연구팀은 ‘한국인 급성심근경색증 등록연구(Korea Acute Myocardial Infarction Registry·KAMIR)’에 등록된 환자 6544명 중 24시간 이내에 내원했던 환자 4717명과 24시간 이후에 내원했던 환자 1827명을 분석한 결과 사망률이 각각 10.5%와 17%로 나타났다. 24시간 이후 내원한 환자의 사망률이 6.5% 이상 높은 것이다. 특히 24시간 이후 병원에 도착하게 된 내원시간 지연 요인으로는 고령·여성·비특이적 가슴통증·호흡곤란·당뇨환자·119구급차의 미이용 등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대병원 정명호 교수는 “연구논문의 결과에 따라 고령의 여성 중에서 당뇨병이 있는 환자들은 빠른 시간내 119를 이용해 심장혈관 중재술을 할 수 있는 전문병원을 방문해 사망률을 낮춰야 한다”며 “코로나19여파로 ST분절 비상승 심근경색 환자들의 병원 방문이 늦어지면서 사망률이 늘어나는 만큼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심전도의 ST분절 상승 여부 유무 따라 ST분절 상승 심근경색(STEMI)과 ST분절 비상승 심근경색(NSTEMI)으로 나누어 진단하게 된다. ST분절 상승 심근경색은 심장의 혈관이 완전히 막혀 심한증상이 나타나는 반면, ST분절 비상승 심근경색은 부분적으로 막혀 상대적으로 증상이 미미한 경우가 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ST분절 비상승 심근경색 환자의 예후를 개선시키기 위해서 24시간 이내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는 새로운 지침을 제시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심혈관질환 치료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인 만큼 급성 심근경색 증상에 경각심을 갖고 적절한 시간 내에 병원에 방문할 수 있도록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KAMIR 연구는 대한심장학회 50주년 기념 연구 사업으로 전남대학교병원이 주관해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됐으며, 최근까지 352편(SCI 323편)의 논문을 게재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번 발표로 미국심장학회지에는 총 네 번째 논문을 발표하게 됐다. 또 지난 2020년에는 급성심근경색증 약물 치료에 대한 전문가 합의문, 2021년에는 심장혈관 중재시술에 대한 전문가 합의문을 영문과 국문으로 발표하여, 한국 실정에 알맞은 치료 방법을 개발 연구해 오고 있다. 특히 KAMIR 연구팀이 주도해 일본 및 중국 등과도 공동연구를 통하여 아세아 진료지침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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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