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장세헌 교수팀이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에게 경구면역요법을 적용해 치료 효과를 확인하고 그 기전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경구면역요법이 일시적인 증상 완화에 그치지 않고 면역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앞으로 식품알레르기가 있는 아동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달걀은 우유, 땅콩과 함께 소아 식품알레르기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은 해당 식품을 조금만 먹어도 두드러기나 호흡곤란 같은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받고, 부모 역시 늘 긴장 속에서 아이를 돌볼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알레르기의 원인인 식품을 소량부터 시작해 점차 섭취량을 늘려가며 알레르기 반응을 감소시키는 경구면역요법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치료 과정에서 몸속 면역세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는 달걀 알레르기를 진단받은 3~12세 아동 1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섭취량을 점차 늘리는 증량기에서 아이들은 개인에 따라 맞춤으로 정한 삶은 달걀흰자를 매일 섭취했으며, 정기적으로 증상을 평가하면서 매일 5% 또는 매주 25%씩 섭취량을 늘렸다. 이후 아동들은 주 4회 이상 하루 40g 이상의 달걀흰자를 섭취하는 유지기를 진행했고, 그 결과 15명은 하루 최대 60g을 섭취해도 이상이 없었다.
이후 15명 중 무작위로 선정한 8명을 대상으로 혈액을 채취해 면역세포 변화를 분석했다. 총 106,955개의 세포를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 기법으로 조사해 CD4+ T세포, CD8+ T세포, 조절 T세포 등 주요 집단으로 분류하고, 치료 전후 면역세포 구성과 유전자 발현의 변화를 비교했다. CD4+, CD8+ T세포는 활성화 단계에 따라 조기⦁후기 세포로, 조절 T세포는 기원에 따라 자연⦁말초유도 조절 T세포로 나뉜다.
연구 결과 면역세포 분석에서 급성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조기 활성 CD4+ T세포가 줄고, 면역 반응을 감소시키고 조절적인 기능을 하는 후기 활성 CD4+ T세포와 완전 활성 CD8+ T세포가 늘어났다. 또한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고 면역 균형을 유지하는 자연 조절 T세포도 증가해, 경구면역요법이 식품알레르기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