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맑은 콧물이 주르륵... 봄철 불청객 ‘알레르기 비염’

녹색병원 이비인후과 이소영 과장

▲ 녹색병원 이비인후과 이소영 과장 

봄철만 되면 목이 간질간질하면서 재채기가 나오고, 콧물이 줄줄 흐르는 등 알레르기 증상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날씨가 풀리고 자작나무 꽃가루 등이 날리기 시작하면 기온 변화와 꽃가루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이 늘어난다.

자작나무는 골프장이나 아파트 단지 등의 조경수로 많이 활용되는데, 2월 중순부터 꽃가루를 만들어 낸다. 꽃가루는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는데 예민한 사람은 주변 환경과 관계없이 일찍부터 알레르기 증상을 느끼기도 한다.

·원인 물질
어떤 특정 항원에 대한 과민한 면역반응이 원인이 되는데, 환자마다 그 원인은 다르며 주로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동물 털 등 공기중에 떠다니는 흡입성 항원이 주된 원인이다. 이러한 과민성 소질은 유전적 경향이 있다.

①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 비염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사람의 피부 부스러기 등을 먹고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조그만 진드기 종류로 이불, ,베개, 카펫 등에 가장 많다. 증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최대한 집먼지진드기의 양을 줄여야 하는데, 카펫 등에 헤파(HEPA) 필터가 장착된 청소기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②꽃가루
꽃가루는 종류에 따라 알레르기 증상을 나타내는 시기가 다르다. 나무 항원은 주로 봄에 증상을 악화시키고, 잔디 종류는 주로 초여름에, 쑥, 돼지풀은 주로 가을에 증상을 악화시키게 된다.

③애완동물
강아지나 고양이의 털, 피부 비듬, 분비물에 포함된 항원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집안에서 같이 생활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④곰팡이
습한 환경에서 생기는 곰팡이는 접촉이나 바람에 날려 빠르게 퍼지는데 공기중으로 퍼진 곰팡이의 포자를 흡입하게 되면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지하실, 실내 화초나 목욕탕, 가습기 등 곰팡이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청결하게 해야 한다.

⑤바퀴벌레
바퀴벌레의 허물, 배설물 등은 심한 기관지 질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알레르기 비염의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다.

·진단
발작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가려움증의 특징적인 증상으로 의심할 수 있다. 코안을 진찰하면 코점막이 부어있고 창백하며, 맑은 분비물이 고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때 농성 분비물이 있으면 이차감염으로 인한 축농증을 의심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원인 항원 진단을 위한 검사는 원인 물질을 피부에 직접 반응시키는 피부 반응 검사, 혈액으로 하는 검사 등이 있으며 동반되는 질환이나 합병증을 알아보기 위해 비강 내시경 검사와 방사선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유전성 질환이므로 가족 중에 알레르기 질환을 가진 사람이 있는지, 기관지천식이나 아토피 피부염을 동반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치료
①회피요법
주위 환경에서 원인 항원을 피하거나 제거하는 알레르기 비염의 원천적인 치료이다. 고양이나 강아지 같은 동물의 털이 원인인 경우 애완용 동물을 키우지 않아야 하고, 집안에 바퀴벌레, 집먼지진드기,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②약물치료
실제적으로 집먼지진드기 등의 항원은 완전히 피하거나 없애기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현실적으로는 흔히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약물치료를 일차적으로 시행하게 된다. 항히스타민제의 복용 혹은 비강 내 분무, 국소용 스테로이드제의 비강 내 분무 등으로 좋은 효과를 보이며 꾸준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③면역치료
특정 원인 항원에 대한 과민체질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치료이다. 증상이 심하거나 약물로 증상 조절이 잘 안되는 경우 시행하며, 지속적으로 피하주사나 약제를 혀 밑으로 투여하게 된다.

④수술적 치료
심한 코막힘 증상이 약물치료로 잘 개선되지 않거나 합병증으로 외과적 시술이 필요한 경우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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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