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의 시한폭탄 ‘뇌동맥류’

▲ 녹색병원 신경외과 최경미 과장 

뇌동맥류는 처지기 전까지 증상이 전혀 없어 알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발생 후에는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으며 회복 후에도 신경학적 결함을 보일 수가 있기 때문에 미리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머릿속의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뇌동맥류에 대해 녹색병원 신경외과 최경미 과장과 함께 알아본다.

Q. 뇌동맥류란?
A. 뇌동맥류는 혈관벽 손상이나 혈관을 이루는 막의 결손으로 발생하는 뇌동맥의 기형을 말한다. 인구의 1%에서 발견되며 여자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크기는 대부분 10nm 이하이지만, 간혹 그보다 큰 동맥류가 발생할 수 있으며, 25nm 이상의 경우는 거대 동맥류라고 한다.

동맥류의 모양에 따라 낭상 동맥류, 방추상 동맥류, 해리성 동맥류 등으로 구분이 된다. 뇌동맥류가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Q. 뇌동맥류는 유전이 되는가?
A. 뇌동맥류가 생기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유전적인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뇌동맥류는 가족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흡연하는 사람에게 더 잘 발생한다고 한다. 그래서 뇌동맥류의 가족력이 있으면 후손들에게 거사를 받아 볼 것을 권유한다.

Q. 뇌동맥류의 증상 및 징후
A. 뇌동맥류는 터지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다. 이 때문에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 이외에 90% 정도는 파열된 후 발생하는 뇌지주막하출혈이다. 그 외 뇌동맥류가 커서 뇌신경이나 뇌조직을 압박해 생기는 증상 등을 가지고 있다.

뇌동맥류가 파열돼 뇌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하면 머리를 ‘꽝’ 치는 듯한 느낌과 함께 생애에서 가장 격심한 두통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면 약 45%에서는 5~10분 정도 정신을 잃기도 하는데, 이는 뇌동맥류가 파열되면서 갑자기 뇌압이 상승해 일시적으로 뇌혈류가 중지되기 때문이다. 약 15% 정도에서는 출혈이 심해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심한 출혈 전에 기분 나쁜 정도의 경고성 두통 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20%가량 있기 때문에, 평소에 두통이 없었다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Q. 뇌동맥류는 언제 터지는가?
A. 날씨가 찬 겨울이나 계절이 바뀌는 3월과 9월에 파열되는 예가 많다. 특히 대소변을 볼 때, 무거운 것을 들거나 몸을 굽힐 때, 흥분 시, 성교 시 등과 같이 순간적으로 혈압을 올리는 행위를 할 때나 수명 중에도 꿈을 꿀 때와 같이 뇌혈류가 증가하는 시기에 뇌동맥류가 파열될 수 있다.

Q. 뇌동맥류는 어떻게 진단할 수 있는가?
A. 뇌동맥류가 터지기 전에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뇌 전산화단층 혈관조영술이나 뇌 자기공명영상 혈관조영술 등응로 조기 발견할 수 있으며, 진단 후 뇌 혈관조영술을 시행해 정확한 위치, 형태, 크기 등을 계산해 추후 치료 방법 결정을 도와줄 수 있다.

일단 뇌동맥류가 터졌을 때 가장 빨리,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은 뇌 전산화단층촬영 즉, 뇌 CT 촬영이 가장 좋은 방법이며 임상적으로 의심되었을 경우에는 요추천자를 하여 진단하기도 한다.

Q. 뇌동맥류 치료법에는 어떤 것이 있나?
A. 머리를 여는 개두술 후 동맥류를 결찰하는 방법, 혈관 내 수술방법으로 뇌동맥류를 차단하는 방법이 있다. 터지기 전에 발견된 뇌동맥류는 비교적 혈관 내 수술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급속히 발달한 방법으로 동맥류 내에 백금 코일을 채워 치료하는 방법이 있다, 이는 회복과정이 빠르며 머리를 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치료상 제한이 있을 수 있다.

Q. 뇌동맥류를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어떤 이득이 있나?
A. 1990년대 초에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지주막하출혈 후 3일 이내에 입원한 환자의 약 26%는 사망했다. 비록 수술적 기술이 많이 발전해 수술 결과가 좋아졌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사망은 26%, 양호하게 회복된 예는 58%에 불과하므로 파열되지 않은 동맥류를 치료하는 것이 훨씬 예후가 좋다.

이미 터진 후 병원을 찾았을 때와 터지기 전에 조기 치료하는 것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큰 차이를 보이기에 뇌동맥류는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