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외음부 악취가 고민이라면?

도움말: 리에스여성의원 정창원 대표원장

▲ 리에스여성의원 정창원 대표원장

냄새는 사람뿐만 아니라 여러 동물들에게서조차 본능을 자극하는 매우 원초적 감각으로 여겨진다. 특히 여성들중에는 향기에 민감하고 그에 따라 기분까지 영향을 받기에, 여러 향수를 많이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여성의 가장 은밀한 부분에서 안 좋은 악취가 난다면? 그처럼 불쾌하고 당황스러운 경우는 없을 것이다.

외음부에서 안 좋은 냄새가 나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단독 혹은 복합적으로 있을 수 있다.

제일 대표적인 원인은 질염이다. 그 중에서도 세균성질증이나 트리코모나스 질염의 경우 악취가 심할 수 있다. 특히 질 분비물과 더불어 성관계후에 냄새가 심해진다면 의심을 해 봐야 한다.


두가지 모두 안 좋은 냄새를 일으킬 수 있지만, 질환의 성격은 매우 다르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이 대표적인 성매개성 감염질환이라면, 세균성질증은 성관계 없이도 흔하게 생길 수 있는 질내 불균형 상태이다. 트리코모나스에 감염된 경우에는 반드시 상대방 남자파트너도 같이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 외에도 여성의 정상적인 질, 외음부 분비물이 땀과 혼합되거나 혹은 공기없는 공간에 갇혀서 변질되어서 불쾌한 냄새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런 경우 때문에 냄새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일반 여성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세균성질증의 냄새도 질내에서 여러 비정상 잡균이 질내의 닫힌 공간에서 안 좋은 냄새를 내는 경우이긴 하지만, 질내외에도 여성의 외음부는 구조적으로 많은 주름이 존재한다.

질의 입구는 양쪽 소음순과 대음순 구조에 의해 둘러 쌓여 있고 어떤 여성들의 경우에는 음핵덮개주름도 튀어나와 있는 경우도 있다. 선천적이거나 혹은 후천적인 비만 등의 원인으로 인해, 이러한 외음부구조물들이 크게 자라거나 튀어나와 있는 경우에는 질 분비물들이 이 구조물의 주름안에 갇히게 되고, 양쪽 허벅지 안쪽에 이 구조물들이 겹치게 되면서 통풍이 안되면서 더욱 악화하게 된다.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남성성기의 귀지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아울러 요실금이나 변실금이 있는 경우에도, 아무리 소량이 샌다고 해도 당연히 소변이나 대변 냄새가 좋을 리 없다. 크게 웃거나 기침을 하는 순간에 소량의 실수를 해버리기에 본인은 인지하지 못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 팬티가 젖어있어도, 본인의 질 분비물인줄 착각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흔하다.

자연분만이나 유산을 한 경력이 있다면 복압성요실금을 먼저 의심해 봐야 하고, 소변이 급하거나 잔뇨감이 심한 경우에는 절박성요실금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런 출산력이 없더라도, 질이 늘어난 질이완증이 있는 경우에는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따라서 이러한 여러가지 원인에 맞는 치료를 받거나, 이러한 호발조건이 발생되는 음부의 환경을 바꿔줘야만 악취를 막을 수 있다.

1. 질염의 경우 병원에 가서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만 하고, 평소에 자주 걸리는 여성이라면 약산성의 질세정제를 예방적으로 사용해 볼 수 있다. 냄새가 난다고 질 안을 자주 씻는 것은 오히려 질증을 악화시키는 행위이므로 절대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질안에도 통풍이 될 수 있게 팬티스타킹과 같이 압박하는 옷들을 피하는 것이 좋다.


2. 소음순이나 음핵주름, 대음순 등이 많이 튀어나오거나 주름을 형성해서 질입구를 많이 막을 경우에는 축소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만성가려움증을 동반하거나 운동시에 활동상 불편함을 초래한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소음순수술은 그래도 많이 알려졌으나 대음순수술은 많은 여성들이 아직 잘 알고 있지 못하다. 대음순이 큰 경우에는 엉덩이가 항문을 가리듯이 질입구쪽을 완전히 가리고 질분비물이 그곳에 갇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본인 외음부를 잘 관찰해 봐야 한다.


3. 복압성요실금은 TOT란 수술로 완전히 고쳐질 수 있고, 절박성요실금은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둘이 같이 있는 경우에는 대개 수술을 먼저 하고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약물치료의 경우 여러 약이 있어서 맞춰보는 시간이 필요하고 적어도 1년에 걸쳐서 생활요법과 더불어 장기치료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변실금의 경우라면 항문외과를 가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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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